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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이야기(경교대)4편 2019.04.19. 23:39
 파라다쓰 http://lod.nexon.com/board/1879048194/6506  주소복사

- 교도소 탐방-

아침부터 굉장히 분주했어.

신병은 신고할 때가 참 많은 거 같아.

자소 배치 받으니까 소장한테 신고, 중대장한테 신고, 보안과장한테 신고....

소장은 교도소장이고, 중대장은 다들 아실 것이고

여기서 보안과장...

소장이 짱이고 그 밑으로 과장들이 여럿 있는데,

그중 최고는 보안과장이야.

교도소의 보안에 관한 모든 책임을 지는 자로서,

어깨가 굉장히 무거운 사람이지.

그렇기 때문에 경비교도대에도 상당히 관심히 많고.

본인이 근무 당시 보안과장은 양 볼에 심술보가 가득찬 사람이였는데,

우리가 신고할 때

다른건 기억이 하나도 안나고,

들어오기 직전까지 자살미수사고가 있었나봐.

그것도 연달아서.

잔뜩 신경이 선 보안과장이

"니들 제발 좀!!!!"

요말 하고 들어가더라.

암튼 나는 첫 교도소 구경에 긴장이 되었었지.

우리가 소속은 경비교도대지만 아직은 개구리복 입고 다니는 국방부 냄새 지독한 외부인으로서,

이 또한 중대장한테 신고가 필요한지라,

소대장은 연약한 우리를 남겨두고 중대장의 결재를 위해 중대장실에 들어갔고,

우리는 행정반 쇼파에 등도 못 붙히고 앉아서 모서리를 뚫고 있었어.

행정반에는 굉장히 곱상하게 생긴 상교(상병)가 있었는데,

이놈이 생긴거랑 틀리게 입이 진상이야.

말끝마다 쌍시옷이 줄줄이 튀어 나오는데,

라임에 소울이 있어서 더 듣기 거북해.

나 패고 굴리고 한 고참은 길에서 만나면 정이라도 있어서

인사 해주고 싶다만,

이 고참은 길에서 만나면

멱살 한번 잡고 싶다니까.

그렇게 10분정도 흘렀고,

결재판을 덜렁거리며 소대장이 나왔어.

그리고 우리는 소대장을 따라,

그 촌스럽고 촌스러운 큰걸음으로

교도소 내에 고참이 다 들을 수 있을 정도의 목청으로

4대군가를 열심히 지르며 교도소 내정문을 향해 걸었지.

내정문은 콘크리트벽으로 둘러쌓인 교도소 내의 진출입이 가능한 유일한 문으로서,

교도소 내로 진입하기 위해선 누구든지 거쳐야 해.

들어갈 때 신분증검사, 소지품 검사를 하지.

내정문에 도착하니,

초록색 선라이트 판넬 너머로 고참이 우리를 빤히 쳐다봐.

그리고는 문을 열어주는데

사람이 표정도 없고 만사 귀찮은 것이

짝대기 네개의 포스를 어마어마하게 풍기더라고.

우리가 감히 쳐다보도 못하고

내정문 그 좁은 공간에 줄줄이 서 있자,

주머니에 소지하는 담배, 라이타는 다 내놓고 가라더군.

교도소에서 가장 위험한 물품 중에 하나가 담배야.

교도소 안에서 담배를 피는 것은 규율, 법률상 가장 큰 범죄에 속하며,

행여나 이것이 흘러 수용자의 손에 들어간 날에는

흘린놈이나 주운놈이나 옷바꿔입고 들어가기 일쑤.

혹시 주은놈이 이 담배를 가지고 코라도 끼게 되면,

흔들어 놓은 맥주병 속에서 터지는 거품처럼

어마어마하게 일이 커져버리기 때문에 각별히 조심해야돼.

암튼 그렇게 궁금하디 궁금하던

교도소에 첫발을 내 딛은 거야.

들어가자마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깥에 있는 청사와 비슷하게 생긴 보안과 건물이였고,

양쪽에서 짝대기 한개씩 달고 있는 고참들이 죽일듯이 노려보는 것과,

개구리복을 입고 어벙벙하게 모서리를 찾으로 눈알을 굴려대는

얼빵한 신병을 보고 비웃음 짓는 파란 수의의 수용자들이였어.

무섭다... 겁난다....

이생각 밖에 안났던 것 같아.

고참도 무섭고 수용자도 겁났어.

물론 인생의 실수로 다녀오신 분도 있을꺼야.

근데 나처럼 평범하디 평범한,

그냥 부모님이 대학교 보내주고,

경찰서라고는 동네 파출소에 괜시리 쌈질 엮인 친구 데릴러 간게 다인,

그런 나에게,

이 다른 세상은 마치 지옥의 문을 열고 들어와야 하는 "던전" 같았어.

그렇게 우리는 어리버리하게,

어미 오리를 쫓아다니는 ** 오리들 처럼,

소대장 뒤를 졸졸 따라 보안과장을 만났고,

본격적으로 보안과 뒤쪽 그네들의 생활공간을 탐방하기 시작했어.

곳곳에 배치된 고참들이

얽히고 섥힌 굉장히 복잡한 교도소 내부의 작은 문을 통과할 때 마다,

친철한 상욕으로 우리를 맞아 주셨고,

간혹 가장 뒤 어리버리한 동기놈이

눈이라도 굴릴셈 치면,

어김없이 이따가보자 신공으로 우리를 위협해 주셨어.

그렇게 이러저리 설명도 없이 꾸준히 따라가보니,

운동장이 나왔어.

그곳에는 처음보는 운동에 열광하는 문신 아저씨들이,

우리를 신기하게 쳐다보면서 킥킥대고 있었지.

운동을 다양하게 하더라고.

조깅하는 사람,

탁구채 비슷한걸로 땅바닥에 탁구 비슷한 것을 하는 사람.

돌로 만든 아령으로 근력 운동하는 사람,

내부에 있는 토끼 사육장에서 의미없이 먹이주는 사람 등등...

하루에 한시간씩 운동시간이 각 작업장 별로 주어지는데,

그 시간만큼은 이 안에 갇혀 지내는 사람들이 뛸 수 있는 시간이라,

정말 열심히 운동하는 것이 보이더라고.

그래 이건 사파리야.

아직 야성이 살아있는 짐승들을 풀어놓고 유유히 관광하며 보는 그런 사파리.

물론 짐승은 우리고,

관광객은 수용자고 ㅋㅋ

운동장에 들어섰을 때,

아.. 소대장이 또 우리를 버리고 어디로 가버리는거야.

약 세발자국 뒤에는 작대기 두개짜리 고참이 우리를 갈구고,

수용자는 어디서 들었는지 자꾸 새거라고 하면서

군기 빠졌다고 생 지X 들을 해대는데,

자존심 상해야지 정상이겠지만,

아까도 말했지만 무섭고 겁나서,

고참의 갈굼소리고 뭐고 안들리고 최대한 우리를 먼발치에서 쳐다보는 그네들과

눈도 코도 안맞추려고 노력했어.

그 당시만 해도 문신이 일반화 되지 않아서,

문신은 어둠의 세계 형님의 전유물 처럼 취급했었거든.

근데 그곳은 완전 전시장이더라고.

용 일곱마리 여의주 물고 승천하는 건 기본이고,

잉어도 유유히 헤엄쳐 주시고,

도깨비는 이를 드러내며 웃지...

간이 샤워장에서 운동시간이 끝나고 찬물을 연신 부어대는 그들의 등판을 보면서,

안쫄아버릴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구.

참고로,

교도소 내에는 시야가 닿지 않는 공간이 없어.

하물며 화장실 칸막이도 허리 밑으로 주요부위만 가릴 정도의 높이야.

샤워실 또한 샤워 꼭지 몇개 매달려 있는 곳에서 열댓명씩 순서에 맞춰 씻더라고.

그 넓은 등판에 화려한 색깔로 수놓인 그 화폭은

사람 네명만 등판 보이며 서 있으면

마치 병풍같았어.

근데 문신도 문신이지만,

문신을 하다 만 사람이 더 많아.

자기 몸에 낙서처럼 글과 그림을 새기는 사람들...

왠지 그 사람들이 더 끔찍하더라고.

그리고 더 끔찍한거...

홀라당 민몸 상태로 샤워하는데,

남자의 상징 들이 그대로 다 보여.

근데..

정상적인게 없어.

거기다 뭔짓을 해놓은 거냐.

도대체 뭘 넣었길래,

한송이 해바라기가 거기에 그렇게 이쁘게 핀거냐.

열에 아홉은 다 그모냥이야.

근데 더 우스운 것은

그 물건안의 것을 임의로 없에면 범법이야.

"이물질제거"

암튼 우리는 고참을 등지고 눈알만 열심히 굴려가며 여기저기 살폈고,

그러던 중 엄마오리가 나타나 우리를 다시 인솔했어.

우리는 또 어색한 걸음으로 꾸역꾸역 발을 맞춰가며 졸졸 좇아갔지.

6월의 땡볓은 강했기 때문에 소대장도 지쳤었나봐.

우리를 기동타격대 내무실로 데려갔어.

기동타격대는 군대로 치자면 5분대기조랑 유사할꺼야.

막사는 주벽 바깥에 있지만,

기동타격대는 주벽 안쪽에 있거든.

폭동과 같은 각종 소요사태를 가장 빠르게 제압해야 하기 때문에,

복장은 늘 기동복(회색군복)을 입고,

워커는 늘 신고 있어서 신속한 출동에 대비해야 하지만,

사실상 일주일 씩이나 그렇게 하고 있긴 힘들기 때문이였는지,

우리가 갔을 땐 다들 무장해제 한 상태로 소대장과 우리를 맞아주더라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기동타격대, 줄여서 기동대는

개별점호를 받기 때문에 지독한 점호의 긴장감을 피할 수 있고,

늘 대기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훈련을 받지 않아도 되며,

낮 시간에는 출동이 거의 없어서

장기, 오목, 윷놀이, 티비 보기든 당나라와 같아서,

기동대 간다고 하면 다들 부러워 해.

어쨋든 우리는 그렇게 기동대실에 모서리를 열심이 뚫으며 들어갔고,

좁은 침상에 아홉명이 조르르 앉아서

이 기동복 차림의 남자들에게 또 얼마나 당해야 할까 겁먹고 있었어.

그리고 눈치없는 엄마오리는

** 오리들을 버려둔채 볼일 보겠다며 사라져 버렸고

소대장이 나가자마자,

왕고는 우리를  쳐다봤지.

모서리... 모서리... 모서리....

"막내야. 얘네들 사이다 한잔씩 줘라"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막내란 우리의 고참은 0.1초만에 사이다를 따르기 시작했고,

우리는 내무반이 터져라 관등성명을 대면서 잔을 받았어.

관등성명대는 것이 시끄럽다며 조용히 하라면서

소대장 올때까지 누워 있으라며 뒤로 취침을 시키던 그 왕고...

얼핏 봤지만 사람 잘생겼고 매력있더라고 ㅋㅋ

난 잘해주면 다 잘생겼데 ㅋㅋㅋ

그래도 언제 우리에게 회심의 원투펀치가 비집고 들어올지 모르기 때문에

바짝 긴장하며 개념과 정신을 챙기고 있는데,

동기 하나가 갑자기 뜬금없이 관등성명을 대는거야.

그 어리버리 동기... 아... 도대체 얘는 무슨사고를...

"왜 임마"

"..."

다섯마디 할 수 있다고 교육받은터라 말을 못하는 거 같았어.

"왜 그러냐고"

"화장실을 가고 싶은데 말입니다"

아하하..

우리는 저 정신나간 동기 때문에 또 죽겠구나..

얘는 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용기 있을 수 있니..

내가 할말은 니가 대신 해주는 구나.

나도 그분이 괄약근을 밀고 머리를 내밀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기에

말할까 말까 고민중이였거든.

동기놈이 대신 말해준거야.

생각해보면 화장실 가고 싶다는데 안보내 줄 순 없잖아.

똥마려운 놈 잡고 패봤자 바닥에 된똥질 하면 치울 사람은 어차피 지들이니까.

"막내야 얘들 데리고 화장실 갔다와"

아까 그 동작빠른 고참이 벌떡 일어나서 우리를 인솔했어.

천국의 화장실로 인도해주신 그 막내라는 고참의 인상은 어찌보면 참 무서웠지만,

그 오인용에 나오는 목소리 얇은 김창후였나? 암튼 그사람하고 이미지가 비슷한거 같아.

혀도 굉장히 짧았고..

그렇게 우리는 몸의 모든 변을 내려놓고 화장실에서 나왔고,

언제나 처럼 모서리를 보며 서 있었어.

근데 고참이 갑자기 내 이름을 부르더라고.

관등성명을 대려는 순간 급하게 입을 막고

조용히 말했어.

니가 우리 소대로 들어올 막내라고.

너는 본부분대 소속이며,

본부분대 사람들은 다 좋은 사람들이니까

생활 잘해서 분위기 흐리지말라며

"잘해줄께"

라고 하는데,

오늘 하루동안 욕먹고 긴장하고 쥐어박히던 안좋은 기억들이 사라지는 느낌이였어.

본부분대가 뭐 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잘해준다고 하니,

황무지 지옥같은 내 가슴 한켠에

살포시 꽃 한송이 피는 그런 느낌.

뿌듯한 가슴을 안고 기동대에서 내려와 막사로 올라가는 길도,

참 기분좋아지더라고.

반찬남겼다고 뒤통수 한대 후려맞고 입속에 꾸역꾸역 넣고 있는데도,

그냥 마냥 기분이 좋았어.

소대장 침실에 올라가서도 동기들이 마구 부러워하고,

그렇게 하루 일과가 저물어 갔고 교도소 탐방은 끝났어.

그날 저녁,

어김없이 모포깔러 작대기 두개 ** 브라더스가 우리 내무반에 들어와

암토끼 몰이를 했고,

그 고참들이 호명한 동기 이름 속에 내가 없었을 때

그러니까 그 고참들과 내가 다른 내무반이란걸 알았을 때,

맞아도 굴러도 개똥밭은 피했다는 것에 안도하고 있었어.

그렇게 그날도 지나갔어.


  파라다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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