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좋은 놈들이구나?내가 오해해서 미안'
표창을 든 사내는 기분이 좋아졌는지 쿠룸을 홀짝거리며 이야기한다
쿠룸에도 각성알코올 비스무리한 성분이 들어가서 저 또한 술과 마찬가지다
노비스주점에는 안타깝게도 1서클을 위한 주류 판매가 없기에 쿠룸을 대신한듯 보인다
'근데 넌 이름이 뭐야 친구!'
세찬이 쿠룸을 연거푸 들이키는 표창사내에게 이름을 묻는다
'난 오름이라고 해. 박오름. 끝까지 올라가라는 뜻에서 우리 아버지가 지어주신거야'
'멋진 이름이군. 난 세찬이야 친구! 그리고 여기 옆에있는 친구는 용택이라고 해. 권용택'
'그럼 세찬이라하는 넌 전사이고 옆에 친구는 무도가인가?'
'그렇지 친구!'
오름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으며 쿠룸을 들이켠다
그리고 날 바라보며 묻는다
'무도가란 직업이 뭐 멋지다고 하려하는거냐?한심한 놈'
'뭐? 너 말이 좀 심한거같다'
'용택이라고 했냐? 야 무도가 용택아 무도가는 이미 권왕(拳王)이 죽고나서 그 전통이 끝났어'
갑자기 가슴이 팍 막혀온다...
아버지..권왕(拳王)... 들으면 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할까봐서 듣기싫었던 이름이였는데
이 앞에 술에 찌든 도적 박오름이 내게 그 이름을 다시 들려준다
'오름. 니가 도적의 길로 한없이 올라가려하듯 난 무도가의 길을 택한거야
비하보단 존중하는 자세를 먼저 배워봐'
'풉.푸헤헤헤헤헤. 정신나간녀석.
권왕(拳王)이 세상을 떠나고 그의 행적에 대한 여파로 너같은 녀석들이
무도가를 하노라 다짐하는데 오래 못가고 말아버리고 말잖아'
'난...반드시 권왕(拳王)을 뛰어넘는 무도가가 될꺼야. 증명해주지 꼭..'
'드르렁...드르렁.....'
쿠룸을 과하게 마신건지 박오름은 테이블에 머리를 파묻고 그대로 잠에 들어버린다
상기된 얼굴로 깊은 한숨을 내쉬는 내 어깨위로 세찬이 손을 올리며 말한다
'용택! 난 니가 반드시 권왕(拳王)님을 뛰어넘는 무도가가 되리라 믿는다'
'고마워 이세찬. 근데 지금은 기분이 별로 좋지가 않아'
'너도 이만 눈을 붙히는게 어때! 내일 다시 앤트자이언트의 몸통을 구하러 가야지!'
'알겠어 세찬 .. 먼저 자도록 해'
그렇게 노비스주점 한켠으로 취해서 몸도 가누지못하는 박오름을 부축해서 뉘인 이세찬은
날 한참이나 쳐다보다가 자신도 쪽잠을 청하려 자리에 누웠다
갑자기..아버지가 떠오른다
'용택아 넌 이 아비의 뒤를 잇는 마이소시아 최고 무도가가 되**다'
'그치만..아버지..난 전사가 되고싶은걸요..'
'다신 그런 소리를 입에 담지말거라! 넌 이 아비처럼 무도인의 피가 흐르고 있으니 말이다!'
회상이 흐릿해지며 참아왔던 졸음이 몰려온다
무거운 눈이 스르르 감겨지고 나 또한 세찬과 오름의 옆에서 그대로 잠에 들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