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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가의 단편 소설 9탄 - 팜팻과 터틀 2019.01.20.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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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팻과 터틀>

모험가 -

 


팜팻과 터틀 이야기를 아시나요? 팜팻과 터틀이 달리기 시합을 해서 터틀이 승리한다는 정말 유명한 이야깁니다. 비록 느리더라도 천천히 노력하는 자가 승리한다는 교훈을 담고 있어, 어린이 필독도서로 선정되기도 했지요. 다른 필독도서랑 다르게 내용이 쉽고 재미있어 반 학생 전체가 이 이야기로 독후감 과제를 제출했던 게 생각납니다. 마지막 문장에 나도 터틀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썼던 것 같네요. 그럼 저는 과연 그런 사람이 되었을까요?

 

후후. 천만에요. 사실 저는 팜팻을 좋아했어요. 독후감을 쓰면서도 제가 팜팻이었으면 어땠을까를 더 많이 생각했지요. 솔직함은 때론 독이 됩니다. 적당한 과장이나 절재가 필요할 때가 있어요. 이력서를 예로 들 수 있겠네요. 면접에서 저를 어필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본인의 노력과 성실함보단 인맥과 빽 입니다. 지인의 추천은 어마어마한 힘을 가졌어요. 이것은 사실입니다. 아니면 그런 것들을 뛰어넘는 압도적인 실력과 스팩이 필요하겠죠.

 

터틀은 팜팻에 비해 너무 불리한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었어요. 물속이라면 모를까 땅 위에서 달리기 시합은 상대가 안됐죠. 하지만 터틀은 이겼습니다. 과연 터틀은 어떻게 팜팻을 이길 수 있었을까요?

 

처음엔 팜팻이 앞서갔습니다. 휘슬이 울리지 마자 달려나간 팜팻은 순식간에 중간지점에 도착했어요. 터틀은 이제야 꼬리가 출발선을 넘어가고 있었죠. 잠시 집에 들러 당근주스 한 모금하고 와도 절대 질 수 없을 것 같았어요.

 

그때였어요!

 

팜팻은 터틀이 자신보다 한참 뒤진 것에 안심하며 낮잠을 잤습니다. 팜팻 특성상 떨어진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 풀을 뜯어먹고, 몰려오는 식곤증에 잠이든 게 아닙니다. 터틀을 응원하는 마법사가 풀숲에 숨어서 나르콜리를 건 것도 아닙니다. 그냥 잤습니다.

 

낮에 시작된 시합은 저녁까지 이어졌어요. 팜팻이 잠에서 깨어나질 않았거든요. 마침내 눈을 떴을 때, 해가 저물어가는걸 보았을 때, 잠에서 깬 이유가 알람 소리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에 불안감이 밀려올 때쯤 팜팻은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이미 터틀은 결승선 코앞까지 가있었어요. 그제서야 부랴부랴 뛰어갔지만, 결국 시합은 터틀의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여기까지가 저희가 알고 있는 팜팻과 터틀 이야깁니다. 혹시 다른걸 기대하셨나요? 로카메아로 이동했다거나, 리콜을 사용했다거나, 아니면 스피드 부스터라도 마셨다거나, 버섯모자 따위나 쓰고 다니는 어느 모험가의 머리 속에서도 안 나올법한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터틀이 이겼을 거라 생각하셨나요?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지요.

 

소문은 빠르게 퍼졌습니다. 둘을 입양하고 싶은 사람들이 마이소시아 각지에서 찾아왔어요. 사람들은 경쟁했고, 마침내 둘은 새로운 주인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터틀은 단돈 10000원에 무역 상인에게 고용되었고, 팜팻은 어린 소녀에게 입양되었어요. 무역 상인은 터틀을 자신의 탈것으로 삼았고, 터틀은 매일 주인을 등에 업고 다니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반면 팜팻은 자신을 입양한 소녀의 단짝이 되어 가족들의 귀여움을 한 몸에 받는 애완동물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앞서가는 경쟁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세상은 생각보다 빠르게 변화하지요. 퀵던전이 열렸고 사람들은 더 빠르게 성장합니다. 천천히 노력하는 자가 승리한다는 교훈은 이제 그 의미를 상실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험이 나를 부른다."

- 모험가 -

 

 

 

 

 

  모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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