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전설은 마치 바다와 같았다.
상어나 고래가 헤엄치며 갑자기 날 덮치면 어떡하지?
바다 저 끝 너머에는 뭐가 있을까?
무수히 많은 하늘의 별처럼 바다엔 내가 모르는 많은 게 담겨있겠지?
때론 설레며 두려웠고
또 기대하며 실망하던 나날이었다.
환희의 뒤에는 공허함이 뒤따르고
분노의 뒤에는 슬픔만이 뒤따르던 나날이었다.
시간이 흐르고 게임 내에 많은 것을 알아가던 어느 날부터인가
영원히 마르지 않을 것 같았던 바다와도 같던 내 감정은 메말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알아서 좋을 것이 없던 아주 큰 이야기를 알게 돼버렸다.
사막..
그래.
마치 내리쬐는 강렬한 태양빛에 온몸이 녹아내릴 듯 갈증이 계속되는 사막. 그것과도 같아졌다.
사막에서 난 오아시스를 찾기 위해 저 멀리 신기루를 쫓아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는다.
당도하면 신기루가 뿌연 연기처럼 눈앞에서 흩어져 버리고 만다.
이렇다는 걸 알면서도 희망과 기대는 날 다시 또 다른 신기루에 데려다 놓고 있다.
난 믿는다.
언젠가 내 앞에 마주 설 신기루가 진짜 오아시스이기를.
내가 풍덩 뛰어들어 물갈퀴질을 해도 모자라지 않을 그런 오아시스이기를.
한참이라는 시간이 흘렀어도 잃어버린 바다 같던 그 어둠의 전설이 되어주기를 바라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