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을 송곳으로 후벼파도 그때만큼은 안 아팠을 게다.
실연의 고통은 거듭될수록 무뎌지고 강해진다지만
난생처음 준비되지 않았던 실연의 상처는 무척 오래도 갔다.
그와 함께 하던 나날 속에 치솟던 자존감은 바닥을 치고
이 세상 그 어느 곳을 둘러봐도 나만큼 못난 사람은 찾지 못했다.
위로가 될만한 것들은 무작정 찾아다니며 일시적인 안식으로
흐르는 시간을 버티어만 갔다.
헤어짐은 늘 관계의 무게에 따라 고통의 크기가 달랐다.
코마..
카운트가 시작되고 죽음을 기다리는 캐릭터처럼
시간은 분명 흐를 테지만 흐르는 시간 속 초조함과 불안감은 너무 느리게만 간다.
시간이 무척 많이 흘러서 뮤레칸을 만나던 이아를 만나던
드디어 길었던 코마의 카운트다운이 끝나고 유령이 돼버린다.
신을 클릭하고 다시 마이소시아 저세상 밖으로 성큼성큼 나가야만 한다.
하지만 다시 내게 올 코마의 카운트다운이 날 망설이게 만든다.
살다 보면 코마가 뜨지 않고 살 수 있을까?
분명 뜰 테다.
그때는 흐르는 카운트다운을 기다리는 게 아닌 누군가의 보살핌과
또 다른 따스함으로 풀려나겠지
유령 상태의 나를 스쳐가는 많은 사람들은 거리낌 없이 그곳을 벗어나고
정말 오랜 시간이 흘러서야 마우스를 잡고 신을 클릭한다.
넘어지는 걸 두려워하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고 그랬다.
자 시간이 됐다.
이젠 마이소시아로 나아가야 한다.
자 시간이 됐다.
이젠 다시 잃었던 나를 찾고 원래 혼자였던 나를 찾아야 한다.
그런 생각으로 신을 클릭하고 난 다시 코마가 뜰지 모르는 마이소시아로 나아간다.
바보 같지만 바보라서 다시 강해질 나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