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의 그때 그 시절들을 게시판에 대신 적어드립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 '어둠도서관' 검색 후 1:1 채팅으로 사연 보내주세요★

* 이야기는 재미를 위해 (많이) 각색될 수도 있습니다.
* 제보는 편지로 부탁드립니다.
* 제가 접속해 있을때는 귓속말이나 직접 말씀하셔도 됩니다.
* 본 게시글은 신 클라이언트에 맞게 작성 되었습니다.
* 익명을 원하신다면 지켜드립니다.
* 사연 채택시 소정의 상품을 증정합니다.


속고 속이는 어둠의전설 세상 이야기 1

제보자 : 손녀시대

-------------------
막 대학생이 되었던 무렵, 40까지만 무료로 즐길 수 있었던 어둠의전설이 전격 무료화가 된다는 소문에
오랜만에 마이소시아를 찾았다.

무료화가 된 어둠의전설은 제법 인기있는 게임이 되었고 나는 셔스 서버에서 새롭게 게임을 시작했다.

오렌 외각에서 몹을 때려잡으며 억쩔을 하던 법직은 오랜 선망의 대상이었고, 나는 주저하지 않고 법직을 선택했다.

그렇게 점점 어둠의 전설에 빠져들었고, 잠을 줄여가며 게임을 했다.

유저들이 연 성대한 초성이벤트에서 2등을 하여 마인 프릴셋을 얻게 되었고 마치 피부인 양 그 옷을 절대 벗지 않았다.

사람들과 대화를 많이 하지 않고 사냥을 열심히 하던 나는 어느샌가 사냥터에서 자주 보는 사람들과 친목을 다졌다.

그렇게 서로 사는 곳, 나이 등을 공유하던 중 대전에 사는 한 남자 고등학생이 나에게 '누나'라고 말을 걸었다.

누나? 덜렁인데...

그러나 괜한 개그 욕심에 자연스럽게 그래~ 하며 받아주었고 다른 사람들은 자연스레 나를 여자로 알고 지내게 됐다.

많은 남성들의 대쉬를 받던 나, 아마 그 시절이 인생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시절이 아니었을까.

그러던 중 당시 웃긴대학에서 유행하는 남성 말투로 유쾌한 성희롱(?)을 일삼던 아저씨가 눈에 띄었다.

나를 볼 때마다 아가씨 부산에서 쐬주 한잔? 이라는 말과 함께 옆에 딱 달라붙어 치근대던 그 아저씨.
어쩐지 골려주고 싶은 마음에 자주 대화를 나누었다.

그러나 왠지 대화의 시간이 길어지고, 흘러가는 인생을 공유하면 할 수록 이 아저씨가 점점 마음에 들어왔다.

대화 주제도 잘 통하고, 정말 친형이 있다면 이런 기분일까?

서울 강남역 근처에서 거주한다던 그 아저씨는 가끔 나에게 강남역 카페에서 만나자는 장난을 쳤다.

점점 그 아저씨와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진 나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하고 형! 동생! 하는 사이가 되고 싶어졌다.

그러나 내가 여자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는 아저씨의 마음을 짓밟을 순 없었다.

축구 동아리 회식 후 얼큰하게 취해 접속한 나는 아저씨의 토요일 2시까지 강남역 XX카페로 오라는 말에,
꼭 가겠다고 아저씨 안나오면 앞으로 아는 척 안할거라고 호언 장담을 하고 기절하듯 잠들었다.

미쳤다 나는, 미쳤어. 미친 인간이다.

이를 어떻게 해야 좋을까 한참을 고민하던 나는 한참을 끙끙 앓다가 휴대폰을 열었다.

"어, 희정이니?"

-아 술 안마셔요.

"아니 이 여자야, 술 말고. 나 부탁 하나만 하자"

-술 사주면 나갈게요~

"아니, 사람 말 좀 들어... 술 아니라고."

-그럼 안해요~

"이 XX아 부탁 하나만 하자고!!"

-아 ㅋㅋㅋ 알았어요 뭔데요?

나는 희정이에게 웃기지도 않은 부탁을 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소상히 설명했다.

-----

운 좋게 더 좋은 직장으로 이직을 하게 되어 일에 적응하느라 접속이 뜸했습니다.
혹시라도 기다리셨던 분이 있다면 죄송스럽고, 또 감사합니다.

이번 이야기는 한 번에 쓰기엔 좀 길지만 2부까지 하기엔 분량이 짧아 고민을 하다가,
2부로 나누어 올리기로 하였습니다.

항상 봐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