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이 바빠 조금 늦었지만,
2026년 율다방 화가 & 음유시인 축전입니다 ! !
벌써 봄이 왔네요.
지난 2025년 한해,
음유시인의 욘님의 시와 저의 그림은 여러번 같은 무대에 섰습니다
저희만의 색과 선율이 만들어졌던 시간 끝에서
이렇게 멋진 소식을 맞이하게 되어 진심으로 기쁩니다
그리고 추천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2026년 선정되신 분들께도 축하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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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가방 속에 든 낡은 양피지와 굳어버린 물감들은 사실 금화 한 닢의 가치도 없답니다.
하지만 그대는 아는지요?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들은 대개 아무런 쓸모가 없기 마련이지요.
나만 바라보며 꼬리를 흔드는 작은 강아지를 보세요.
녀석은 돈 한 푼 벌어다 주지 않고 그저 밥만 축낼 뿐이지만, 그 맑은 눈망울이 주는 위로를 어찌 계산할 수 있을까요.
우리를 키워낸 어머니의 마음 또한 다르지 않았을 겁니다. 무언가 남기기 위한 거래였다면 그토록 따스한 품은 애초에 없었을 테니까요.
어떤 날은 의미 없는 영화 한 편에 소중한 하루를 다 써버리기도 하고, 돈이 되지 않는 일들에 온 마음을 쏟기도 합니다.
찰나의 빛을 붙잡으려 쉴 새 없이 셔터를 누르고, 햇살 드는 창가에 앉아 시든 화분을 정리하며 정성껏 새 흙을 채워주는 일들 말이에요.
남들은 소모라 부르겠지만, 우리는 그저 즐거울 뿐입니다. 이 무용한 순간들이야말로 우리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유일한 숨구멍이기 때문이지요.
언젠가 죽음이 찾아오고 모든 것이 끝난다면, 우리가 쌓아온 것들은 결국 다 허무한 일이 될지도 모르지요.
이 오래된 세계에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행위가 대체 누굴 위한 것인지, 어디에 쓰일 것인지 여전히 알 길은 없답니다.
그래도 우리는 쓰고 그려가려 합니다. 붓 끝에서 번지는 색채와 종이 위에 새겨지는 문장들이 너무도 즐거우니까요.
시인으로서, 그리고 화가로서 이 즐거운 무용함을 함께 예찬하는 것.
어쩌면 우리가 어둠의 전설에 남길 유일하고도 다정한 다짐을, 오늘은 기꺼이 축하하고 싶습니다.
- 음유시인 eo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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