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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세오
여자의 뼈
174 2002.11.01. 00:00

한 성인이 제자들과 함께 길을 갈 때 였다. 하루는 사람들의 뼈가 산더미 처럼 쌓인 곳을 지나게 되었다. 갑작스런 재난이 닥쳐, 많은 사람들이 죽어간 곳이었던가보다. 살아 있을 때 부귀 영화를 누리던 사람, 고생하던 사람, 예쁜 사람, 미운 사람 등 갖가지 사람의 뼈가 모두 모인 셈이다. 누군가가 말했다. "삶이란 참 무상한 거로구나. 죽으면 모두 같은 뼈다귀만이 남는데...." 그 때 성인은 제자들에게 물었다. "너희 중 누가 여기서 여자의 뼈를 가려낼 수 있겠느냐?" 모두 얼굴만 마주 보았습니다. 성인은 뼈 하나를 쳐들고 말했다. "자, 여기 이 뼈는 여자의 것이다." "선생님, 어찌 그것을 아십니까?" "여자의 삶을 생각해 보아라. 어려서는 여자이기 때문에 남자보다 늘 못한 대접을 받는다. 결혼하여 아기를 가지면, 온몸의 양분을 아기에게 주게 된다. 아기를 낳을 땐 몸 속의 많은 피들을 아기를 위해 흘린다. 젖을 먹이며 또한 자기 몸의 일부를 주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여자의 살과 피 뿐 아니라 뼈 속에 든 양분도 남아 있지 못한다. 쓰디 쓴 여자의 삶은 그 뼈를 이토록 가볍고 또 검게 만들지 않았느냐?" 제자들은 스승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기 어머니의 고난에 찬 삶을 생각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