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해가 길어 좋습니다. 이것저것 바쁜 하루일과를 정리하고 해지기전에 서둘러 근처 운동장으로 나갔습니다. 아들은 포레스트 검프의 주인공처럼 달리는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오늘은 겁도 없이 엄마에게 한판 경주를 청합니다. 이윽고... 출발선... 잔뜩 몸을 움츠렸던 녀석이 총알같이 달려나가서 제가 금새 뒤쳐졌습니다. 근데 아들은 엄마가 뒤쳐져있다고 투덜댑니다. 저는 힘을내서 냅다 앞질러 버렸죠. 그랬더니 이번엔 자기보다 앞에있다고 투덜댑니다. 결국 녀석이 원하는건 무승부였습니다. 어깨를 나란히하고 결승지점을 함께 골인하는걸 가장 좋아합니다. 자신이 빠르면 뒤쳐진사람을 위해 기다려주고, 자신이 느리면 최선을 다해 따라잡아 늘 무승부를 원하는 경주... 그런데 자신이 느려 어쩔수 없을때, 앞서 나간사람이 기다려주지 않으면 무승부는 성립되지 않습니다. 물론 엄마는 언제까지 기다려주겠지만... 아들이... 가장 행복해하는 무승부를 위해서는 빨리 달리는 능력과, 뒤쳐진 이를 기다려주는 따뜻한마음... 모두를 지녀야 하겠지요. 환호하는 승자의 배경엔 늘 고개숙인 패자의 눈물이 있는게 세상이치라는걸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요... 다만, 무승부에서 행복을 느끼는 아들의 달리기 경주는 유년의 기억에서 멈추지 않았스면 좋겠습니다. 유년의 골인지점을 통과하고서도 그 경주는 내내 계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