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적은 말을 끝까지 마치지 못하고 쓰러져 버렸다. 등뒤에서 엄청난 공격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 공격은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한 것이었다. 피를 토하며 공격을 당한 사내는 힘들게 말을 했다. "으으윽... 천하의 영웅 자카드를 죽인 내가... 이렇게 허무하게... 으으..." 이 말을 마친 사내는 얼마 지나지 않아 소멸해 버렸다. 라우헬은 깜짝 놀라며 헛 하고 소리를 냈다. 어려운 상황에서 순식간에 적이 사라지자 놀라운 한편 황당하기도 했다. 라우헬은 어떤 도적이 숨어 있다고 판단하고 허공을 향해 물었다. "어떤 분이 저를 도와 주셨습니까?" "험험. 나는 아주 예쁜 도적이지." "레디?" "들켰군. 호호." 그렇다. 이 위기의 순간에서 라우헬을 구해준 사람은 바로 레디였다. 레디는 이미 도적마스터이자 슬픈영혼의 도적마스터 자리도 가지고 있었다. 라우헬은 레디가 와서 잠시 반가운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평생 생사고락을 같이 한 하나밖에 없는 친구가 죽었기 때문이다. 그의 비통한 심정을 누가 이해할 수 있으랴? "자카드가... 자카드가..." 라우헬은 눈물까지 보일 듯 하였다. "크크. 내가 왜?" 하지만 이게 웬일일까? 자카드는 벌떡 일어났다. 라우헬은 놀라면서도 기쁜 표정을 지었다. "빌어먹을. 금강불체를 조금이라도 늦게 외웠다면 나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닐 뻔 했어." "하하. 정말 잘 돼어. 하하."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정말 순식간에 기습이 등뒤에서 날라왔는데 그 짧은 순간에 금강불체가 외워지다니. 이것은 도저히 인간의 순발력으로 볼 수 없을 정도의 빠르기였다. 이는 자카드의 명성이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라우헬은 너무 좋아 죽을 지경이었다. 하긴 자신과 평생 생사를 같이 해 온 친구가 죽었다고 믿었는데 살아 돌아 왔으니 안좋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근데 레디 왜 우리 뒤를 따라온거야?" "이런 일이 있을 줄 미리 예상했지. 호호." 레디는 자랑스러워 하며 웃었다. 하지만 자카드의 이 한마디로 좋던 기분은 다 날아가버렸다. "그게 아니라 남을 미행하는 것이 취미겠지." 레디는 이 말을 듣자 얼굴에 웃음이 싹 가시고 자카드를 노려보았다. "뭐야!" "아니야. 농담이야." 자카드는 자신의 말실수를 느끼고 사태를 수습해 보려 했다. 하지만 레디는 이미 화가나서 뒤돌아 가버린 뒤였다. 자카드가 애타게 불러 보았지만 레디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가버렸다. 라우헬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후후. 벌집을 건드렸군." "킁... 빨리 들어가자." 자카드는 인상을 찌푸리며 성큼성큼 걸어갔다. 라우헬도 뒤를 따랐다. 성안으로 들어서자 화려한 실내장식이 눈에 들어와다. 세바스찬의 밑에서 일하는 청년이 라우헬에게 물었다. "어떤 일로 오셨습니까.?" "침략선포를 하기 위해 왔소."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청년은 재빨리 세바스찬이 있는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에 있는 방의 문을 열자 뚱 뚱하고 키작은 노인 하나가 서 있었다. 이 노인은 라우헬을 보자 말을 꺼냈다. "슬픈영혼의 길드마스터 님이 오셨군. 그래 침략선포를 하기 위해 왔다고? 어디를 침략하시려는가?" 라우헬은 담담하게 말했다. "혈맹" "역시로군. 후후. 돈은 가져왔겠지?" "당연하오." 라우헬은 1억을 내밀었다. 세바스찬은 그것을 받아 챙기고는 서류를 작성했다. 서류 한 장을 라우헬에게 내밀었다. "이것이 슬픈영혼이 혈맹을 침략하는 공식적인 문서다. 그리고 이제 혈맹과 슬픈 영혼이 길드전쟁 중임을 선포한다." 이제 공식적으로 두 길드간의 전쟁이 선포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