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는 그저 배우는 대로 살았습니다. 교과서가 진리였으며 친구는 장난감이였으며 부모는 꾸지람쟁이였습니다. 머리가 조금 자라자 배우던 모든 것에 의심이 갔습니다. 교과서 외의 것에 눈을 떴고 친구는 같은 호흡을 맞추는 동지였으며 부모는 잔소리꾼이였습니다. 머리가 조금 자라자 배우던 모든 것을 부정하였습니다. 교과서는 거짓만을 써놓았으며 친구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가족이였고 부모는 철천지 원수가 되어 있었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배우던 것을 긍정해보기 시작하였습니다. 교과서를 쓴 사람의 뜻을 이해야였으며 친구는 자신들의 일로 나를 멀리하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부모님은 도와준다고 상담받는 카운셀러가 되어주셨습니다. 지금은.. 왜 배워야 하는지 까닭을 알았습니다. 교과서를 쓴 사람의 손길.. 갈등을 느끼며 친구의 절대적인 소중함과.. 부모는 나의 인생 선배이고 형 누나라는 것을 느껴갑니다. 배우던 것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교과서 또한 변하지 않았습니다. 친구들 조차 변하지 않았습니다. 부모님 역시 변하지 않았습니다. 넓어지는 생각의 폭 만큼 도량도 큰 물처럼 넓어지고.. 이제.. 나는 내가 배운 것들을 알려줄 차례입니다. 내 손으로 영원히 미움받을 교과서를 쓸 차례이고 내 손으로 친구들을 놓아 주며 내 손으로 자식들에게 잔소리꾼이 되어주어야 할.. 그들이 이해하는 날엔.. 나는 이미 너무나도 늙어 그들을 받아들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인생이란 정말 씁쓸한 오해의 톱니바퀴던가요.. - Tewevi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