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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셔스
[철수이야기](12)
334 2001.11.15. 00:00

야구배트같이 묵직한 것이 나의 몸통을 향해 날아 온다고 느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두 손으로 막았고, 팔이 부러지는 충격과 함께 엄청난 힘에 의해 땅에 누웠다. 그리고 나의 머리속에 번개같은 무엇인가가 순식간에 지나가고, 나의 발은 이미 내 얼굴 바로 옆에 발을 짚고 서 있는 놈의 뒷목으로 날아갔다. 여기는 연수가 있는 부분으로 위험한 급소중에 하나이다. 이건 생물시간에 배운 것이다. 역시 공부도 해두면 싸움할 때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퍼억- "억..." 묵직한 것이 느껴졌고, 놈은 무릎을 꿇었다. 나는 흐릿해지려는 정신을 다시한번 가다듬고 일어섰다. 역시 놈은 그냥 3통이 아니었다. 원래 뻗었어도 벌써 뻗어야 할 만한 급소였지만, 정신을 차리려고 눈을 부라리고 있었다. -쾅- 놈이 완전히 뻗었다. 내 수도가 무릎꿇은 놈의 인중에 그대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나는 수도를 초등학교 때부터 수련해 왔다. 그저 기분나쁜 일 있으면 수도로 책상을 치고, 심심하면 못을 박고, 하던 것이 이제는 너무 구둑살이 배기고 보기가 싫어져 그만두고 있었지만 위력은 아직 살아 있었다. 호흡을 가다듬고, 상황을 정리 해봤다. 3통은 완전히 뻗어 있었다. 그리고 경악 그 자체의 표정으로 입을 다물지 못한 채 나를 보는 시선들이 느껴졌다. 나는 그런 시선들 보다 유독 아까 대차게 "까불면 말해라. 바로 밞아뿌게." 라고 했던가? 암튼 나한테 삐대하게 말했던, 담배피다 걸리서 맞고 운놈의 눈빛이 더 재수없게 느껴졌다. 나는 그놈의 면상을 그대로 꼴아 보았다. 운놈은 이미 나에게 쫀 것 같았다. "그때 담배피다 걸리서 운 선배!" "헉! 왜...?" "앞으로 삐대하게 말하지 마라. 그러다 쥐도새도 모르게시멘트 발리가꼬 낙동강물에 빠지는 수가 생긴다." "헉... 알았다..." 역시 X밥은 X밥이었다. 나는 빨리 집에 가고 싶었다. 걸으면서 나는 내 몸이 뻗은 3통보다 견적이 더 많이 나오겠구나 하는 것을 알았다. 온 몸이 안 쑤신 곳이 없었고, 걸어가는 것도 힘들었다. 더 재수없는 것은 이제 집에가서 한소리 들을 것 같다는 것이다. 잔소리는 정말 싫은데 말이다... 그나저나 내일 또 3학년 들한테 다구리 당하는 거 아닐까... 난 독고다이는 자신 있어도 다구리는 별론데 걱정이 좀 된다. 음... 내일 할일은 자기 전에 생각하자. 이게 내 생활 신조다. 내일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