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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세오
성숙하면서 epilogue [2]
76 2001.05.14. 00:00

어렵사리 대학교에 들어갔습니다. 그때 나는 모든 것이 끝이 났으며.. 나의 승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나의 미래는 열려 있으며 내 맘대로 즐기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돈이라는 벽에 부딛혔습니다. 하루에 만원 쓰는 것은 일학년 때 사정이고 이제는 후배 먹여살리는 것까지 합쳐.. 하루에 몇만원씩 들어갑니다. 한달 비용... 30을 곱해봅니다.. 교직에 계신 어머니와 사업을 하시는 아버지.. 그분들은 아무리 노력을 해도.. 한국 교육계의 쥐꼬리만도 못한 월급과.. 그보다 더한 노가다에 가까운 막노동을 하시며 몸무게가 몇십 킬로그램이 줄어 뼈가 앙상하신데도 어머니보다 더욱 벌지 못하시는 아버지.. 저는 차마 그분들에게 돈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제자신이 하루에 만원씩 뗘먹는 기생충과도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하지만.. 학비까지 스스로 마련하기엔 택도 없이.. 쥐꼬리만한 수당이었습니다. 같이 놀던 친구들은 군대를 갔습니다.. 그리고 하나를 향해 뭉치던 애들이 죄다 애인이 생기며 하나둘씩 멀어져갑니다. 외로움을 탈 때마다.. 부모님과 얘기했습니다. 그분들과 대화하며.. 그분들 역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왔고 저 못지 않은 갈등을 하며 자라온 사람임을 느껴갑니다. 가난해서 공부를 못하기에.. 그나마 교대 다니며.. 학교 공부 망쳐가며 학비를 버시던 어머니.. 그래도 대학 다니며.. 온갖 뼈빠지는 노가다를 하시며 하루에 라면 두끼로 배를 채웠다는 아버지.. 그분들을 알게 된 것은 술자리에서입니다.. 22년 살아 오면서.. 이제서야 알고 다시 보았을때 이제 그분들과 같이 살 날도 길어야 3-40년입니다.. 부모님은 처음부터 변하지 않았습니다. 항상 따뜻하게 나를 보아주셨고.. 나 혼자 갈등하며 방황했던 것입니다. 교과서.. 아니 정확히 말해서 사회의 부조리라는 것들.. 그것은 부조리가 아닙니다. 부조리로 보이는 것입니다. 삐그덕거리면서도 돌아가는 세상.. 이것이 정의롭건 불의롭건 그것이 세상임을 느껴 갑니다.. 교과서에서는 항상 밝은 것만을 보여주려 합니다. 음지 역사와 철학을 보여주던 유럽에서 한때 염세주의가 풍긴 나머지 자살하던 청년들이 줄지었기 때문입니다. 공부하면 음지는 볼 수 있지만.. 더욱 공부하면 음지는 괴로운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세상엔 이런 저런 사람들이 있고.. 그들 하나하나가 세상을 만든다는 것을.. 같은 사물에 빛을 쬐어 그림자를 보며 비리라고 밝히는 사람들.. 세상을 밝게 보지 못하고 어둡게 보며 절망하는 사람들.. 모든 것이 자기를 얽매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어린아이의 세계로 많은 것을 사랑해 보십시오. 자기가 사랑하는 애인을 껴안고 싶은 욕망으로 세상을 껴안아 보십시오. 애인의 허물이 있건 없건 그 모든 것을 용서한다는 마음으로 세상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이 모든 생각이 당신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움직인다면 좋겠지만.. 정말 명언입니다. [세상은 변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마음만 변할 뿐입니다.] - Tewevi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