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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셔스
[인생길]
252 2002.03.16. 00:00

나자마자 걸어야만 할 길이 있다. 그 길은 바로 인생길이다. 처음에는 부모의 도움으로 걷기 시작한다. 아주 천천히. 처음에는 알지 못한다. 왜 자신이 이 인생이라는 길을 걸어가야 하는지. 걷지 않을수는 없는지, 또 걷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는지를. 나이를 약간 먹게되더라도 잘 알수 없다. 소년시절이라 할지라도. 하지만 소년시절이라 할지라도 무엇인가가 보이기 시작한다. 자신말고도 인생길을 걷고 있는 여러 사람들이 말이다. 어떤 사람은 저기 뒤에서 허우적되며 지쳐 서 걸어오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자기보다 훨씬 앞에서 걸어가고 있기도 한 상황들도 보인다. 청소년기가 지나 청년기정도 되면 이젠 자동차를 타고 가는 사람들도 보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걸어가지만 자동차를 타고 엄청나게 빨리 가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을 걸어서 따라잡기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뛴다해도 마찬가지일테고. 좀더 많이 보는 사람은 비행기를 타고 가는 사람들까지 본다. 저 하늘 높은 곳에서 땅에 있는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땅에있는 그 어떤 사람들보다 빨리 날며 인생길을 가는 사람들이. 어른이 되면 이제 자동차와 비행기를 타고 인생길을 가는 사람들이 대부분 더러운 매연을 내뿜는다는 것을 안다. 그 매연은 뒤에서 열심히 달리고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피해를 준다. 원칙적으로는 매연이 나오지 않는 연료를 사용해 달려야 하지만, 돈을 아끼기 위해 법을 어기면서까지 더러운 연료를 사용해 달리기 때문에 매연이 나오는 것이다. 열심히 뛰라 한다. 인생길은 열심히 가야 하는 것이라고. 느긋느긋, 느릿느릿 가다간 뒤쳐진다고. 다시 뛰자며 사람들은 더 빨리 뛴다. 그럼 그 물결에 휩쓸려 자신도 빨리 뛰게된다. 빨리가봤자 X빠지게 뛰어봤자 자동차 타고 가고, 비행기 타고 가는 사람 앞지를 수 있을까? 아주아주 훌륭한 책들에서는 애매모호한 말로 열심히 하면 다 될수 있을것이라고 말해준다. 되는가 안되는가는 인생길 함 달려보고 생각해봐야겠지. 불평을 한다.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인생길을 뛴다는 것은 처음부터 불공평한 규칙이 있었다고. 자신은 걸어가는데 자동차를 타고 가는 사람이 있지를 않나, 비행기를 타고 가는 사람도 있다. 그래 좋다. 이런 사람들이야 원래부터 나의 앞에서 뛰었고, 내가 아무리 뛰어도 따라잡지 못할테니 그냥 내버려두자. 그런데 자동차를 타는 것도 아니요, 비행기를 타는 것도 아닌 그냥 자신처럼 걸어서 가는 사람이지만 출발선은 자신과 같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출발선도 다르고, 가는 방식도 다른 인생길. 불공평하다고 말한다. 저 하늘 높은곳에 계신 신은 우리 모두를 사랑하지 않는건가? 편애하고 있는 것 같다. 누구는 자신과 동시에 인생길을 걷게 되었지만, 앞에서 가고, 누구는 저 뒤에서 출발했지만, 자기 부모의 자동차를 타고 열심히 뛴 나를 비웃듯 금방 앞질러 가고. 자신의 인격과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완전치 못하게 주신걸로 만족해야 하나? 그 완전치 못한 인격과 운명을 바꿀 방법마저 너무너무 어려운데. 우리는 인생길을 달린다. 가기 싫은 사람은 뒤에서 달려오기에 떠밀려서 가고, 아무생각 없는 사람은 그냥 가고, 뒤에서 떠밀지만 버틸 힘이 있는 사람은 그냥 그 자리에서 서 있고, 자동차 타고, 비행기 타는 사람들 앞질러 볼거라고 정말 열심히 뛰는 사람은 힘껏 달리고, 인생은 달리는 거라네. --------------------------------------------------------------------------- 편지한통 없이 '건의합니다.'글 지워주신 영자님 터프하시네요. 전 그럼 무서워서 입닫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