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시체를 뜯어먹었다. 오늘 우리 교실에서. 우리 반에 개학날 전학온 친구가 있었다. 말수는 거의 없고, 얼굴은 진짜 못생긴 친구였다. 수업시간에도 항상 잤다. 야자도 하지 않았다. 자연히 이 아이에게 친구가 생길리 없었다. 친구가 없으면 그를 흉보는 아이들이 생겨나게 되고, 자연히 반전체가 그를 싫어하게 된다. 왕따가 된것이다. 이 친구가 눈병파동이 휩쓸고 가던 무렵부터 학교에 나오지 않기 시작했다. 우리는 '연극에 참여한다'라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친구가 오늘 자퇴를 썼다. 자퇴소식은 1교시 수업중에 알려졌다. 그리고 1교시 쉬는 시간에 이 친구의 시체는 뜯어먹혀졌다. (마치 어둠에서 후두둑을 하고 떨어진 아이템을 다른 사람이 주워먹듯이) 그가 남긴 책, 문제집, 체육복, 도복 등등을 아이들은 가져갔다. 상업책이 없는 아이들의 손에는 상업책이, 방송교재가 없는 아이들 손에는 방송교재가 체육복이 없는 아이들 손에는 체육복이... 차례차례 순서를 지키며 공평하게 분배한 것이 아니라 서로 먼저 가져가겠다고 덤벼들었다. 그의 사물함앞에서는 시체를 뜯어먹으려는 짐승들이 다투었다. 나는 이 장면을 지켜보았다. 나의 등골에 식은땀이 흘러내리는 듯 하였고,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 그들은 그가 남긴 것들을 먹고 있었다. 그는 검정고시를 칠거라는 소식도 분명 함께 전해졌었다. 우리는 원칙적으로는, 참으로 도덕적으로는 분명 그의 물건 들을 수습해서 검정고시 공부하는대 도움이 되라고, 건네주어야 한다. 그가 돌아온다면? 자신의 물건을 회수하기 위해. 나는 생각조차 제대로 못하겠다. 내가 그 친구와 같은 상황이 된다면? 내 잠겨있는 사물함은 강제로 뜯겨져 폐허가 될것이다. 텅비어서 내가 있었다는 흔적만은 남기겠지만... (아니 다른 누군가가 내 사물함을 이용하겠지.) ------------------------------------------------------------------------- 2부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