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휴머니스트 중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주인공의 인생에 적잖이 영향을 미친 거지가 하나 있다. 그는 늘 썩은 다리를 끌고 다니며 온갖 악취를 풍기는 인간 말종 처럼 보인다. 그런 인간말종이 어느날 휴머니스트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가 어릴적 군대에서부터 비극은 시작 되었다. 그는 평소에 씻는것을 무척 싫어해서 언제나 냄새가 났는데 그것을 싫어하는 군대 동료들과 상사들에게 엄청난 괴롭힘과 린치를 당하다 못해서 상사를 총으로 쏴 죽이고 탈영을 했다. 그리고 그의 지루한 도망자 생활은 시작 되었단다. 그렇게 거지처럼 도망다니기를 몇년간 하다가 어느날은 그의 집을 찾아가게 되었다. 집을 들어서니 어머니는 곤히 잠들어 계셨고 잠든 어머니 옆에는 밥상이 차려져 있었다. 그는 미친듯이 밥을 먹기 시작했고 한참을 먹다가 잠든 어머니의 얼굴을 보며 도토리묵 한개를 입에 집어넣다 말고 어머니의 얼굴 위에서 눈물을 흘리며 흐느꼈다. 그러다가 도토리묵 한개가 어머니의 얼굴위에 떨어졌고 어머닌 일어나셔서 아들을 바라보며 너무 반가움에 끌어안다가 그만 심장마비로 숨을 거두셨다. 아들은 또 도망쳐 나올수 밖에 없었고 그렇게 그의 불쌍한 인생은 이어졌다. 그의 어머니는 도망자 생활을 하고 있는 아들을 위해서 몇년간 밥상을 차려놓고 주무신 것이다.. 언제든 아들이 돌아와서 밥을 먹을수 있게 말이다.. 그리고 그리운 아들을 보는 순간 너무 놀랍고 반가워 심장마비로 숨을 거둔 것이다... 도토리묵 한개와 잠든 어머니의 얼굴..아들의 썩은 다리.. 이 세상에서 어머니의 모성애 만큼 극진하고 이유가 필요치 않은 사랑이 있을까? 영화 휴머니스트는 요즘 유행하는 엽기영화이다. 아주 웃기고 재미 있는 블랙코미디적 영화지만 그 영화를 보는 내내 내 가슴은 너무도 무겁고 슬픈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 그 거지는 결국엔 자신의 썩은 다리를 잘라내고 죽어 버린다. 그는 죽기전에 "나 너무 불쌍하지 않냐?" 라고 되묻는다.. 이런 웃음을 지어야 하고 유머가 부재한 생활속에 살고 있는 우리들을 비웃는 듯한 그 영화는 결코 코미디가 아니라 비극이라고 말하고 싶다. 비극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은 엽기영화나 코미디물을 보면서 심신의 안정을 꾀해야만 한다는 사실이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