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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세오
* 길손 *
862 2003.10.31. 04:26


허름한 비닐문을 열고 들어서면 어김없이 포장마차안을 메우고 있던

심수봉의 노래..

비까지 주적주적 내려주는 날엔.. 가슴속마저 애잔하게 소주잔을

들게 하던 그 곳..

성의 없어 보이게 쓴 오이도..

아무렇게나 손으로 장독을 휘저어 담아준 신김치도..

음정박자 다 무시하고 흥얼거리던 아줌마의 심수봉노래도..

비닐로 만든문에 아무렇게나 휘갈겨 써놓은 세월에 번져버린

길 손 이라는 이름도..


그렇게 슬픈 날엔 더 슬프게 기쁜날은 더 기쁘게

울고 싶은날은 미친듯 눈물을 뽑아내고

웃고 싶은날엔 실성한듯 웃음을 짓게 했던

작고 허름한 비닐문의 그 포장마차..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면 열번도 더 흘러나왔던 백만송이장미도

아줌마가 아주가끔..

술잔을 기울이며 .. 주방안에서 외롭게 부르던..

음정 박자 다 무시한 날카로운 면도날 같은..목소리로 부르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였다..


이유없이 가끔 그곳이 문을 닫을때면..

이제나 열었을까..저제나 열었을까.. 그 동네어귀를 몇바퀴나 돌게 했던 그곳


오늘은 그곳이.. 문득 그리워지는 하루다

심수봉의 열혈팬인 아줌마도

그곳에서 기울이던 이빠진 소주잔도

그곳에서 함께하던.. 눈물과 웃음도

그곳에서 듣던 심수봉의 노래도

그곳에서........... 보냈던 시간도..


" 그대 내곁에 선 순간.. 그 눈 빛이 너무 좋아~ ♬어제는 울었지만~

오늘은 당신때매~ 내일은 행복할꺼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