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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세오
* 그때로 돌아간다면 *
817 2003.11.20. 11:36

그때로 돌아간다면..


창문 옆으로 갓지어낸 고슬고슬한 밥 내 처럼..

늦은 저녁 어김 없이 현관부터 들리던 엄마의 구수한 칼질소리와

현관문을 열기전부터 군침을 흘리게 만드는.. 된장찌게 냄새..


보행기를 타고 옹알거리며 책가방을 힘들게 내리는 누나 옆에 천사같은 미소로

오던 나의 동생...

야무진 표정으로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며 노래를 하던 나의 언니..


저쪽에서 자신이 왔음을 알리는 특유의 자동차 경적소리를 내며 아이들 전부를

베란다로 우르르 불러내던 키가 유난히 큰 우리 아부지...


아직 채 가시지 않은 저녁준비 냄새와 얼마 후 있을 운동회 이야기로

떠들석한 저녁식탁..


어둑어둑 해가지기 시작하면..

근처 약수터에 약수나뜨러 가자며 ~ 저녁산 공기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시는 아부지..



그때로 돌아간다면..


그깐 마루니인형 산다고 엄마의 지갑을 털지도 않을것이고..

자기 인형이 더 이쁘다며 코앞에서 흔들어대던 그 옆집 돼지를 때려주지도 않을것이고

아프다고 꾀병을 부리며 통지표에 결석란을 늘리지도 않을것이고..

동생만 이뻐한다고 엄마 몰래 동생의 볼을 꼬집어 울리지도 않을텐데...


그때로 돌아간다면...

엄마가 곱게 땋아주던 머리를..

엄마가 무릎에 눕히고 귓속 청소를 해주던때를..

아빠의 커다란 손을..

동생의 천사같은 미소를..

언니의 피아노 소리를 ..

그때로 돌아간다면.. 소중히 가슴에 기억하고 조금더 느끼고 만끽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