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 창공아래 산 하나
그 아래 내가 있고 세상 또한 있더라
푸름을 잃어 하나 둘 손을 놓아 떨어지는 낙엽과
탁한 길위에 수놓이듯 내려앉은 은행잎도
언제나 지난 가을을 회상하게 할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더라
언제인들 잊으리요, 잊지 못하겠건만
차갑게 불타는 마음이 자꾸만 그 임의 소리를 태우려하네
참노라 참겠노라 몇번이고 되뇌어도
돌아오는 메아리는 이미 다시 나 있을 곳으로 돌아왔다하네
잊지 못하겠건만 잊어야 한다 하는데
말 못한 지난 여정 이젠 누구에게 풀어놓아야 하는가?
당신인가, 수선화여? 내 눈을 흐리는 눈부신 꽃잎새로
잊으라는 말을 그대가 되뇌이는가,
정녕 내가 원하는 다른 세상의 입구는 그대밖에 없더란말인가?
잊어야 한다 하는데 잊을 수가 없더라
잊기를 원하여도 어찌 잊으리요
수선화여, 당신은 나의 임 안부를 정녕 알고 있는가?
아직도 그리워하는 애처로운 타인이 여기 있노라 전해다오,
그대여, 임의 마음이 담겨있던 당신마저 잊어버린것인가?
재미없는이야기.. Vi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