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와 함께 사는 우리집.
따로 키우는것도 아닌데 다양한 풀들과 꽃이 많다보니 비만 오면 3~4마리 가량은 쉽게 볼 수 있다.
똑똑똑 빗소리를 들으며 나 하나 겨우 들어갈 정도크기의 방에 앉아서 어둠하는것을 즐기는 나는 종종
답답하거나 기분전환이 필요할 때 창문을 열고 그 작은 신사들을 바라본다.
무거운 짐을 진 채 비를 맞으면서도 빨리 가려는 기색 하나 없다. 언제나 느릿느릿.
마치 주변의 풀들에게 하나하나 인사라도 하듯 느릿느릿..
여유로운 자연의 풍미를 한껏 만끽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뛸 수가 없다.
그러나 슬프지 않다.
언제나 그렇듯 비와 함께
바람과 함께
그리고 작은 풀꽃들과 함께
창밖을 보며 감상에 젖어있는 나의 모습 뒤에는
그 작은 신사들이
하루하루 여유롭게 자신만의 의미있는 생을 살려는 것이리라 믿었던
어린 내가 서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