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딩동'
이른 아침부터 신경을 박박 긁는 초인종소리에 신경질적으로 문을 열었을때
"옆집에 사람 안사나?"
대뜸 반말비스므레한 어투로 가스 점검을 몇달째 받지 않고있다며 반상회가어쩌고
쓰레기 분리수거가 어쩌고 그냥 문 하나를 건너에 두고 사는 전혀 상관 없는 옆집 여자에 대해
한참 이나 떠들고 가는 그 하마 같은 아줌마 에게
꿈결 인지 잠결 인지 승질 머리 한번 부려보지못하고
닫힌 문만 멍하니 보고있었다...
그래.. 옆집여자.. 그 여자...
영화에서 나올법한..어릴때 그렇게 내고 싶어 입으로 내곤 했던 또각또각 선명한 하이힐 소리를
잘도내며 경쾌하게 집을 나서는 긴 머리의 옆집여자를 본적이있다
부시시한 머리로 우유를 가지러 나갔을때 표정도 없는데다 핏기까지 없는 하얀 얼굴로
새초롬히 슬쩍보고는 요란하되 선명한 하이힐 소리로 집을 나서던 여자..
그여자가 내려간 계단을 한참후에 내려가도 그여자의 향수냄새를 맡을 수 있다는데
나는 엘리베이터 보다 계단을 고집하곤 했다
그게 그러니까.. 벌써 두 세 달은 되었나보다
어느날 밤 온몸을 휘감는 고열로 일찌감치 잠을 자려고 누워있는 나에게 필사적으로 달려드는
모기떼 들을
물리치고자 자리를 박차고 모기향을 사러나가던 길이였던가..
저쪽부터 지친 하이힐 소리가 들렸다
또...각..또...각..또..각.....또..........각..
경쾌한 스타카토의 느낌을 주던 그녀의 하이힐은 어찌들으면 무섭게 느껴지리 만큼 느린 소리를
냈다..
어디를 보고 걷고있는건지..
휘청거리며 금새라도 발목이 높은 하이힐에게 승복하고 꺽여버릴것만 같아
절로 손이 꼭 안을 기세로 벌어지게 만든 그날..
모기향을 사고 돌아왔을때.. 집에 들어가지않고
계단에 쪼그리고 앉아 머리를 늘어뜨리고 울며 나를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던 그여자
세련된 검정 하이힐의 그여자
꼬맹이가 부러워하던 하이힐 소리를 잘도 내던 그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