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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세오
나빠요 참 그대란 사람,
979 2004.01.11. 15:35

차가운 공기가 창문틈을 지나 피부에 와 닿는다.

아직 새벽내음이 채 가시지 않은 바람이 기분 좋다.

아, 지금은 이른 아침이고.. 졸리운데,

어쩐지 잠들지 않는 밤(내겐 밤 T_T).
잠들고 싶지 않은 밤(내겐 밤T_T)..


나조차 찾지 않아, 주인없는 홈페이지로 전락해버린곳을

얼마전부터 일기쓰듯 넋두리를 늘어놓으려 들락거리고 있다.

방명록에 흔적을 남긴 마지막 방문자는,

자신의 홈페이지 주소 뒷자리 스펠링 하나가 오타가 나버리는바람에

들르게 됐다던 어느 낯선 여자다.

주소가 같다는 이유는,

어쩌면 그녀는 나와 운명이 아닐까,

그녀로 하여금 내 삶의 조각들을 맞추어보게하려는

어떤 암시는 아닐까하는 진부한 레파토리를 떠올리게도하고. 크흣.



그녀는 유부녀였다.

젤 먼저 클릭한 그녀의 앨범에는

사내에게 참 인기없었을법한 외모를 한 그녀의 결혼사진이 있었다.

적당히 만나 적당히 사랑하고 결혼해,

설겆이와 빨래 집안일을 마친 나른한 오후에

컴터앞에서 키보드와 노닥거리는 행복한 새색시인가보구나

생각했다.

그리고 아무 생각없이 그녀의 일기장을 마우스왼쪽버튼으로

또닥'두드렸다.

그녀는 나보다 나이가 어렸고 힘들어하고 있었다.

사랑받지못해 상처받았고,

그 사랑을 소유하고 있었기에 더욱 아파하고 있었다.



그녀의 글들은 참 착하고 아름다웠다.

그 마음들이 사랑받지 못해 절망하고 있다는 사실에,

나도 덩달아 마음이 아팠고, 그런 현실이 화도 났고.

그녀의 사랑과. 그녀의 고통을 알아주지 못하는 그녀의 남편이

조금은 원망스러웠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아마 그때의 나는,

조금은 여유롭고 너그럽게.

행복한 사람의 입장에 서서 그녀를 엿보았던것은 아닐까..

지금 이순간 생각해본다.



그 후로 가끔 들렀지만 새글이 올라오지 않았다.

궁금했다.

늦은 새벽 집을 나가버린 그녀의 남편얘기나,

산다는것과 죽는다는것의 의미조차 모호해진 그녀의 일상을

나열한 글이 내내 마음에 걸렸다.

그즈음 나역시 나를 둘러싼 모든 불분명속에 분명한것을 찾으려

출구없는 감옥속에서 발버둥치며 갇혀지냈고.

그렇게 한동안 잊고 지냈다.



오늘 들른 그녀의 홈에서 평범한 사람냄새가 난다.

아직 아픔의 흔적이 채 가시지 않은듯하지만,

앨범에선 그녀의 추억이 흐르고.

소박한 그녀의 하루가 뜸들이는 아침밥처럼 일기장속에서

모락모락 김이 난다.

'남편이 조금은 느끼게된게 분명해!

..사랑은 정말 전해지는거라니까.

작은 감탄사를 연발하며, 내심 안도하고 반가워하며

혼자서 히죽거렸다.

분명 아직 그녀의 바람애 다 미치진 못했다.

그러나 그녀가 곧 마음의 안정을 찾을수 있을거라고 나는 확신했다.



돌아서 내게 묻는다.

너는 어떠니.

그만큼 아름다운 사람이니.

그토록 순수하게 어느 한사람 가지고픈

욕심많은 사랑을 원한적이 있었니.



나이를 먹을수록 더더욱 깨닫는 사실이지만

사랑을 하기에는.. 나는 아직 멀었다.

그녀만큼 사랑하자.

그녀처럼이 아닌,

지극히 나처럼, 그녀만큼 사랑할수 있길..Good LucK~



@ 그래도 내가 사랑할 사람은 그대이다..@

-그녀-



그대와 나 2년이란 연애기간을 거쳐 결혼하였지만,

그 흔한 애닳픈 가슴저림 나 혼자 지내고 있는 사랑이였다.



처음부터 그대가 나를 사랑하는것이 아니란것 알고 있었으나...

내겐 내가 사랑할 사람이 필요했다.



나는 그대에게 나를 위해 목숨을 바칠것이라는

사랑고백한번 듣지 못하였으나..



나는 그대에게 나를 위해 그 무엇도 희생할 것이라는

사랑고백한번 듣지 못하였으나..



나는 그대에게 단 한통의 연애편지도 받아보지 못하였으나.



나는 그대에게 단 한송이의 장미꽃도 받아보지 못하였으나.



나는 그대가 나를 가슴깊이 절실히 사랑하지 않는것을 알면서도

그댈 사랑했다.



결혼을 하고 그대게 나에게 우리의 사랑이 사랑보단

정이라고 말했을때도... 나는 여전히 그대를 사랑했다.



그대와 내가 우리가 될수 없었을때도...

그대와 내가 모두가 하는

흔한 사랑의 애닳픈 연애시절이 없었다해도..

그대와 내가 늙어 같이 공유할수 있는

행복한 연애시절의 추억하나 없다해도...



그래도 내가 사랑할 사람은 그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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