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거기서 뭐하는거야?"
나는 웅크리고 있는 원주에게 다가가 말을 했지만 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야 정신차려"
몇번이나 묻는데도 대답을 하지 않자
나는 원주의 어깨를 잡고 세차게 흔들었다.
그제서야 원주는 퀭한 눈으로 나를 힐끔 쳐다보고는
귀찮다는듯이 다시 힘없이 고개를 떨궜다.
단지 졸리운것 뿐이었나?
곤히 잠을자고 있는 원주를 뒤로한채
나는 더 이상의 대화를 포기하고 일어났다.
강제로 원주를 깨워서 몇가지를 물어보고는 싶었지만
너무 피곤하고 원주가 순순히 일어나줄것 같지도 않았기에
그놈을 무시하고 나는 나대로 그냥 잠을 청하기로 한것이다.
나는 다시 내방으로 돌아와 방문을 잠궜다.
행여나 원주가 자고있는 사이에 못된장난이라도하면 곤란하니까
아니 원주는 어떤생각을 하는지 도통 짐작을 할 수 없었기에
그놈을 내버려두고 자는것이 좀 께림칙했다.
나랑 전혀 친하지 않으면서도 우리집에 찾아온 것이나
주인 허락없이 들어온것이나, 어둔 방구석에서 째려보고 있지 않나..
주방에서 잠을 퍼자지 않나. 그것도 새벽에..
대체 상식이라고는 거리가 먼놈이 아닌가?
나는 이불을 깔고 난후
방의 불을 끄고 난폭하게 몸을 던졌다.
부드러운 이불이 깔렸지만 딱딱한 방바닥에 부딪혀 조금은 아팠다.
곰곰히 생각을 하고 있자니 문득 이런생각이 떠올랐다.
얼레 원주가 우리집이 어딘지 알고 있던가?
그렇다. 나는 친구들조차도 집에 데려온적이 그리 많지 않은데
하물며 원주를 데리고 온적이 있었을리가 없었다.
대체 어떻게 우리집을 알고 찾아온거지?
아니 그것보다 더욱 궁금한것은
잠겨있는 우리집에 어떻게 들어왔냐는 것이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지고 있는 의혹..
순간 몹시 불안해졌다.
주방과의 거리는 불과 몇미터 남짓.
한지붕아래. 그것도 겨우 문하나를 사이에 두고서
조금도 생각을 알 수 없는 미친놈과 잠을 자고 싶은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원주를 쫒아내기로 결심했다.
시간은 어느새 자정을 넘어 한치 앞도 볼수 없이 캄캄했지만
원주에 대한 나의 불안감이 너무나 컸다.
나는 이불을 박차고 일어났다.
원주가 계속 자고 있으면 멱살을 잡고서라도 끌고나올 심산으로
나가려던 찰나..
"악 !!"
결국 나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오고 말았다.
나의 옆.. 내가 바로 누워있던 바로 옆자리에
누군가가 같이 이불을 덮고 누워있었던 것이다
옆에 있다는 기척도 전혀 없이... 소리도 없이.. 그림자처럼 다가온것이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나의 바로 옆에서 웅크려 누워있는것은
바로 원주. 그였다.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