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한가지 낙이 있다면
수요일 저녁에 맥주한캔 따면서 일주일내내 골라둔 DVD타이틀을 감상하는것이다
안주로는 주로 오징어나 김같은 해산물로 먹지만
역시 맥주안주로는 치즈라고 하지 않았는가?
맥주에 슬라이스 치즈를 곁들여서 영화한편
덕분에 내 뱃살은 점점 빼기 힘들어 졌지만 -_-; 이런 즐거움을 버릴수는 없도다..
지금은 빵에 끼워먹고 라면에 넣먹고 안주로 먹고 그냥도 먹는 치즈지만
내가 초등학교 2학년이던 쌍팔년도(88년)에는
치즈를 구경도 하지 못했던 나였다
그도 그럴것이 치즈가 들어있는 햄버거도 90년대에 접어서 처음으로 먹어봤고
치즈가 듬뿍 얹혀진 피자도 중학생이 올라가서 구경을 했을 정도니 무리도 아니다
여기까지 읽으신 독자분들은 내가 엄청 촌바닥에 살아서
이런 음식을 구경도 못했구나라는 동정의 눈빛으로 나를 바라볼지도 모른다
하지만 -_-; 나는 18년간 서울에서 살아온 거의 서울 토박이에 가깝다
얘기가 점점 샌다.. 요즘 주제의식이 많이 사라져서 고달프네
다시 앞으로 돌아가 처음으로 치즈를 맛본 나의 어린시절로 가보자
내가 치즈라는 존재를 처음으로 알게된것은 만화영화인
'톰과 제리'에 나오는 구멍이 뽕뽕 뚫린 에멘탈 치즈였다
어릴적부터 먹을것에대한 탐구심이 강한(식탐은 먹을것에 탐구심이 강한거라는 뜻이야!!)
나는 멋대로 달콤하고 부드러운 무슨 초콜릿케이크 같은 이미지로 상상을 해왔고
드디어 그날은 치즈라는 희귀한 음식을 먹어보는 역사적인 날이었던것이다(두둥~!)
하지만 슬라이스치즈(20장짜리)는 내가 여지껏 보아온
'톰과 제리치즈'가 아니었다
그리고 심각한 문제점이 있었으니
맛은 둘째치고 야릇한, 과히 좋지않은 ...................
[x]냄새가 나는것이었다
구린내나는 치즈를 제리는 왜그리 좋아했던 것일까 .
어린마음에 개들이 x을 먹는 이유도 이래서였구나라고 애써 위로를 해봤지만
그 쇼크로 인하여 이후로는 톰과 제리는 보지 않았을 정도로
내 가슴속에 남겨진 트라우마는 대단한것이었다
치즈는 먹지도 않았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세월은 흐르고
치즈는 이제 없어서 못먹는 지경이다
스파게티에는 파마산(가루치즈)을 팍팍 쳐서 먹고 체다치즈는 안주로 먹고
이렇게 맛나는 음식중에 하나를 왜 그런 거부감이 들었는지 모를 지경이다
요즘 세상에는 치즈와 같은 친구들이 많다
고약한 냄새를 풍긴다고하여 지레 맛이 없다고 생각하고 멸시하고 따돌림한다
그 애의 향기를 느껴봐라. 그 애의 맛을 보자
먹어도 보지 않고서 생소한 모양, 생소한 냄새만으로
모든것을 평가하려는것은 아닌지?
"쟤는 원래 그래"
"눈빛이 맘에 안들어, 음침해"
몇몇의 짖궂은 장난으로 시작해서 사회문제로까지 번진 왕따문제
그 사람을 안다면, 그애가 겪고있는 고통을 십분지 일이라도 느낄수 있다면..
그런일들은 사라질텐데.. 많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