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에 유명한 세객중에 '장의'라는 사람이 살았다.
세객이란 각국을 돌아다니면서 협상과 여러가지 임무를 수행하는
지금으로는 외교관이나 네고시에이터(협상가) 같은 존재라 하겠다.
세객들은 정치적 배경이나 재산없이
오로지 자신의 능력과 운으로 승부하는 사람들이었던 만큼
그들의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장의는 당시 최고의 병법가였던 귀곡자에게서 학문을 전수 받았던 몸이었지만
상거지꼴을 하고있는 작자에게 그 누가 자기나라의 외교를 맡기겠는가?
결국 이나라 저나라를 전전하며 기회를 기다리고있었다.
장의가 초나라 재상의 식객으로 지낼 때이다.
하루는 재상이 아끼는 보물이 사라졌다.
온 집안을 샅샅히 찾아봐도 보물은 나오지 않았고.
의심할 사람은 외부인들인 식객..
그중에서 가장 꾀죄죄한 몰골을 하고 있던 장의에게로 모든 사람의 시선이 모아졌다.
"어이 장의. 점잖은 양반이 말야 남의것에 손대면 쓰나"
식객중에서 특히 장의를 못마땅하게 여기던 한 사람이 말했다.
화가난 장의가
"뭐요? 내가 그랬다는 증거가 있소?"
라고 말을 하는순간 모든 식객들과 하인들이 장의를 붙잡아다가 무작정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집단 구타가 이어지고.. 장의는 반병신이 될정도로 얻어 터졌다.
"아니다. 나는 아니다, 내가 하지 않은짓을 증거도 없이 왜 이러는가!!"
결국 장의를 족쳐봐야 보석이 나오지 않을것을 깨달은 사람들이
장의에게 심한 모욕을 주며 내쫒아 버렸다.
만신창이가 된 장의는 집에 기어서 들어갔고
집에서 남편의 출세를 자나깨나 기다리던 아내는
통곡을 하면서 말했다.
"아이고!! 내 팔짜야~ 당신이 유세술같은걸 할때부터 알아봤지
송충이는 솔잎을 먹는거지 왜 이렇게 나대다가 반병신이 돼었소~"
그러자 장의가 퉁퉁 불어터진 입으로 말했다.
"내 혀를 봐봐 아직도 붙어있어?"
"아직도 헛소리를 -_-; 이 인간이 정신 덜차렸구만
그래 아직 멀쩡히 붙어있수다"
"됐어. 그럼 뭐든지 할수 있어. 혀만 붙어있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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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의는 결국 진나라의 재상의 자리에 올라
진의 천하통일을 이루게 될 연횡책을 제안한 책사로
천하에 이름을 떨치게 된다.
세객은 세치 혀로 시작하여 끝나는 부류들이다.
혀만 붙어있으면 내 몸이 비록 불구가 되고 수모를 겪을지라도
일발 역전이 가능하다. 혀만 있으면!
자신의 강점은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써야하는 이는 이토록 자신감에 넘친다.
반면 내가 가진 장점을 모르는 이는
어쩔수 없이 자신감을 잃고 위축되기 마련이다.
자신의 단점을 아는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것은 자신의 장점을 깨닫는 일이다.
단점은 자신이 그 사실을 알아차린 순간부터
더 이상 단점이라고 말할 수 없다. 자신의 의지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의 장점을 깨닫는다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이다.
천부적인 재능까지는 아니더라도 약간의 소질과
인내와 경험이 없이는 자신의 무기로 쓰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당신의 무기는 무엇인가요?
일발역전은 가능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