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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세오
[pt] 삽질의 추억(2)
1151 2004.09.29. 13:21





나는 성격은 배배꼬인데다가 게으르기까지해서

상당히 손해보는 타입이다.



가령 독서를 좋아하긴 하나

꼭 책을 읽어야하는 이유가 생긴다면.. 당장에 덮어버리고 마는

놀부중의 놀부인 것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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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전설을 즐기는 방식은 다양하다

어떤이는 채팅위주, 어떤이는 게시판위주,

장사를 하는 사람도 있을것이고, 길드라는 단체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사람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이들이 공통적으로 하고있는것은 바로

'사냥' 이다

어둠의전설 뿐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게임에서는 사냥으로 케릭터를 성장시킨다는것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다.



약한것보다야 강한것이 낫지 않겠는가?

레벨업을 위해서는 사냥을 하는것이 당연한 게임의 섭리이건만.

나는 사냥은 하지 않으면서도 케릭터의 체마를 올리고 싶어서 안달하고 있었다.



당시 나의 피시방 일지는 이렇다.

야간정액을 끊으면

2개의 컴에 각각 성직자와 전사 케릭을 켜둔후

성직자는 악날이 소환메크로를 돌리고

전사로 때려잡는 메크로를 돌리며 돈벌이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정작 나는 스타크래프트로 밤을 지새우곤 했다 -_-;



당시엔 소모니아에서 나온 몹에서 금전뿐만 아니라 엑스쿠라눔도 간간히 나온데다가

엑스쿠라눔의 은행수수료도 5000원으로 지금보다 저렴한 때였기에

하루가 다르게 나의 창고엔 엑스쿠라눔이 늘어났다.(99년 초반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체력을 사려고 '은총' 이라고 친 순간.

나는 평소에는 별 생각없이 지나치던 한 멘트를 읽게 되었다.



"호 자네가 내곁을 떠난지 얼마 안된듯싶은데 이렇게 성장했다니

그동안 자네의 활약상은 잘 알고있다네 몰론 난 신이니까 하하..


그리고 이어지는 멘트는!!


"일단 체력을 50 올려주겠네."


로 이어지는 것이다.





"일단 체력 50을 올려주겠네.."



체력 50은 경험치없이.. 공짜로 주는 것이었단 말인가..


그렇다면 엑스쿠라눔을 사용해서 체력을 올리는것은 어떨까??



당시 나의 체마는 10000/10000 정도의 수준..

지금이야 아무것도 아닌 체마지만

당시로는 지존조차 많지가 않았다.


게다가 사냥은 정말 힘들었다.

나의 소원은 단지 하루에 1천만의 경험치를 해보는것..


빨리 팀을 구해서 사냥을 열심히 한다면야

힘들게나마 2-3천의 경험치를 할 수 있었지만

불안정한 서버와 그로인한 떼코마는 경험치의 큰 방해꾼이었고

다른 팀원들이 코마를 살리는데는 적어도 한시간 이상 소요되는게 다반사였다.




코마가 떠있는동안.

타들어가는 가슴만큼이나 담배를 피워댔고

코마를 살릴 즈음에는 재떨이에는 담배꽁초가 수북하게 쌓여있었다.

한번 사냥을 가면 죽진 않을까..

언제쯤 접속할 수 있을까.. 걱정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온것이다.



나에게 그동안 비축한 엑스쿠라눔의 갯수는 약 500개 가량..

체력을 한번 사는데 들어가는 엑스쿠라눔은 10개였으니

50번 체력을 살수 있는량인 셈이다.



한번의 체력을 살 때 50의 공짜 체력을 준다면

2500의 체력을 늘릴수 있는 어마한 양이었다.

물론 돈이 아깝지 않은건 아니다.

그렇지만 한시바삐 코마의 악몽에서 벗어나고 싶엇던 나는

어떻게서라도 체력을 올리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경험치가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신전으로 향했다.



"... 알고있다네 몰론 난 신이니까 하하

일단 체력을 50 올려주겠네."



아.. 감동의 순간. 체력을 올라준다는 멘트가 나오고

나는 체력바를 확인을 했다.



근데 어랍쇼?

체력의 변화가 전혀 없는것이다.

메시지엔 분명 50을 올려준다고 떴는데 말이다..



허참 이상하다..

나는 리콜을 해서 다시 신전을 찾았다.

엑스쿠라눔 10개를 다시 바치고

세오신을 찾았다.


"체력 50을 올려주겠네.."


하지만 역시-_-; 말뿐이었다.

혹시나몰라.. 혹시나..


나는 엑스쿠라눔 수십개를 잃고 나서야

멘트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으흐흐.. 체력은 올라가지도 않았지

엑스쿠라눔은 엑스쿠라눔대로 날렸지 눈물이 나올지경이었다.



화가난 나는 운영자들에게 수십통의 항의메일을 보냈고

결국 그 잘못된 멘트는 사라졌던 기억이 난다.




지금 이런일이 다시 일어난다면

'역시 어둠이군..' 이라면서 체념할지도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