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수와 소녀!
오늘은 큰맘 먹고 비싼 구구콘을 사들고 놀이터로 향했다.
벤치에 앉아 인생에 대해 생각했다.
점점 작아지는 구구콘을 바라보며 인생의 허무를 느꼈다.
더할 나위 없이 작아진 구구콘을 바라보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
그때 저 멀리서 미끄럼틀을 타던 여자아이가 다가온다.
아이 : 아저씨, 왜 울어?
백수 : 아... 아냐, 아저씨 우는 거 아냐.
한창 자라나는 새 같은 아이에게 인생의 허무 때문에, 작아지는 아이스크림 때운에 운다고
할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아이는 날 계속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아이 : 아저씨, 나 한입만...
멈췄던 눈물이 다시 흘렀다.
내 구구콘을 다 먹고 그 아인 가버렸다.
순간 인생의 황당함을 느꼈다.
■ 사랑 이야기!
어제 과소비로 인해오늘은 좀 싼 돼지바를 사들고 놀이터로 나갔다.
어제 그아이가 없을을 확인하고 안심하고 돼지바를 깠다.
순간 뒤에서 누가 내눈을 가리며 뻔한 질문을 했다.
"누구게?"
백수 : 글쎄...
하지만"" "누구게?"란 목소리를 듣고 돼지바를 든 오른손에 마비가 왔다.
가슴도 철렁 내려앉았다.
백수 : 혹시...?
난 오늘도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아이 : 아저씨...오늘은 돼지바네, 한입만...
오늘은 이아이가 다 먹고도 가지 않고 내 옆에 바씩 다가앉는 게다.
아이 : 아저씨는 뭐하는 사람이야?
백수 : 글쎄다..
아이 : 아저씬 늦게 들어가면 엄마한테 혼나?
백수 : 혼나.
아이 : 아저씬 이름이 뭐야?
백수 : ○○○
아이 : 아저씨는 내가 귀찮아?
백수 : 보기보다 똑똑하구나.
아이 : 아저씨 여보 있어?
백수 : 아직 여자친구라는 것도 없어.
아이 : 왜?
백수 : 아저씬 여자들이 좋아하는 돈 많은 사람이 아니거든.
아이 : 그럼 내가 여자친구 해줄게.
백수 : 조건은?
아이 : 한입.
우린 그렇게 어설프게 애인협정을 맺었다.
다음날부터 놀이터로 향하는 내 손엔 두개의 아이스크림이 항상 들려 있었다.
그아인 항상 벤치에 앉아 날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나선 내 무릎에 누워 잠을 자기도 했고
어설픈 내 옛날얘기에도 그아인 즐거워 해줬다.
5월5일 어린이날.
놀이터엔 애들이 하나도 없을 거란 생각에, 그리고 그아이도 당연히 없을거란 생각에
아이스크림을 하나만 사들고 놀이터로 갔다.
그런데 내 여자친구 은미가 혼자 벤치에 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
백수 : 오늘 어린이날인데...?
아이 : 엄마, 아빠가 바쁘셔...
백수 : 그렇구나.
아이 : 오늘은 한개네??
백수 : 아, 응. 니꺼야. 난 오늘 배가 블러서...
아이 : 같이 먹어 그럼.
백수 : 그러자!(활짝)
아이는 내 손을 잡고 연신 행복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내가 같이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내 애인을 행복하게 해준다는 사실은 나에게도 기쁜 일이었다.
백수 : 우리 대공원 갈까?
아이 : 정말?
아이를 기다리라고 해놓고 쏜살같이 은행으로 튀어갔다.
10만원을 인출했다. 잔액 1천6백30원. 까마득했다.
시골에 계시는 공포의 엄마 얼굴이 떠올랐다.
"네 이 우라질 녀석! 서울가서 대통령이 되어 오겠다고 소 팔아서 올라가더니 다섯살짜리 지집에게
홀려 에미 피땀흘려 보낸 돈까지 다 말아먹는 거냐!"
"마마... 그게 아니에요. 그게...그게..."
난 심하게 머리를 휘젓고 잇었다.
은행 안 경비원이 가스총을 찬 채 바닥에 떨어지는 내 비듬들을 쓸고 있얼다.
휘젓던 머리를 추스리고 은행을 빠져나왔다.
애인 은미를 목마 태우고 대공원으로 향했다.
놀이기구를 타며 행복한 웃을을 지어 보이는 내 애인 은미를 보며 사뭇 흐뭇했다.
"아... 오늘은 체력의 한계다. 더이상 걷지도 못하겠어."
놀이터 벤치까지 은미를 업어와서는 턱 주저 앉았다.
은미가 내곁에 다가오더니 내볼을 살며시 입맞추는 것이 아닌가.
볼을 어루만지며 멍하니 은미를 바라보고 있자니 은미도 부끄러운지 얼굴이 붉어진 채
"아저씨 오늘 재미있었어. 내일봐"라며 손을 흔들며 사라진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볼에서 손을 뗄수가 없었다. 인생의 행복이란 걸 느꼈다.
어머니께 전화가 왔다.
어머니 : 다음달까지 직장못 구하면 당장 시골로 잡아들일테다.
백수 : 어머니, 제발 자식의 꿈을 그런식으로...
어머니 : 꿈이고 나발이고 사발이고 니 통장 오늘 조회해봤더니
1천6백30원 남았더구나. 알아서 해라. 이번주엔 돈 안 부칠테니까!
백수 : 어머니...니...니...니.
난 수화기에다 대고 침을 튀겨가며 절규했지만 전화는 이미 끊어진 상태였다.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잘쓰면 한달도 버틸수 있는 거금 10만원. 어제 하루 사이에 다 썼으니...
이것참 살길이 막막하다.
게다가 애인 은미는 바라는것이 점점 더 많아진다.
저 멀리에서 한 남자가 여자에게 꽃을 선물하는 것 보고선 이렇게 말한다.
아이 : 아저씨. 아저씬 애인 은미한테 꽃 안사줘?
그러고 아이스크림도 더 고급을 원하기 시작했다.
아이 : 아저씨. 우리 이제 구구크러스트...응? 구구 크러스트..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걸까. 한낱 어린아이한테 정신이 팔려서 냉 인생의
몇 페이지를 말아먹고 있는 건 아닐까?
구들장에 머리를 처박고 하루종일 고민 해봤다.
다음날 난 놀이터로 향했다. 손엔 아무것도 들지 않은채로.
아이 : 아저씨 안녕.
백수 : 그래 안녕.
아이 : 어? 아이스크림은??
백수 : 이제 안사.
아이 : 왜?
애인 은미는 잔뜩 긴장한 눈치였다.
애써 냉정한 표정을 흐리지 않은 채로 입을 열었다.
백수 : 우리 헤어져.
은미는 이럴순 없다며 땅을 치며 통곡했다. 나역시 가슴이 아팠지만 냉정하게
뒤돌아서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사랑 그리고 아내
요 며칠 놀이터는 커녕 바껭조차 나가지 않고 방구석에 쳐박혀 병든 병아리 모양 골골거리고있다.
눈을 감으면 은미의 활짝웃는 모습이 떠오르곤 한다.
은미는 어떻게 지낼까? 그아이 감기 걸리진 않았는지...은미는 내 인생에 있어 한낮
장난에 지나지 않는 아이가 아니였다.
오히려 삭막했던 내 인생에 근끈한 정과 사랑을 알려준 작은 천사였다.
여자와 이별 후 힘들어하는 한 남자의 유치한 괴로움이 싫어 여자도 멀리했던 내가
은미로 인해 사랑에 눈뜨게 된 것이다. 퍼뜩 신문을 펴 들었다.
"인부모직. 일당 6만5천원"
이틀간 막노동을 했다. 플라워 숍에서 튤립을 몇 송이 사고 가게에 들러 구구크러스트를
하나 사들고 놀이터로 향했다.
뜻밖에도 은미는 벤치에 앉아 있었다. 요 며칠 내가 안 온 사이에도 계속 나왔는가보다.
가까이 가니 인기척을 느낀 은미가 고개를 들어 날 바라본다.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진 은미가 울먹거리며 내게 달려와 안긴다.
미처 앉지 못한 탓에 은미는 내 가슴 팍에 안기지 못하고 무릎에 매달려 징징운다.
내 무릎이 촉촉해져옴을 느꼇다.
백수 : 은미야. 선물
뒤에 감추었던 튤립 몇 송이와 구구크러스트를 은미 앞에 내밀었다.
그러곤 키를 낮춰 울고있는 은미의 눈을 소매로 훔쳐주고 가슴으로 안아주었다.
"다신 떠나지 않을거지?"
"그럼..."
벤치에 나란히 앉은 우리둘은 위로 붉은 노을이 졌다. 그날이후 은미를
고아원에서 인계받아 우리집에서 같이 살게됐다.
지금 대학생인 아내 은미와의 첫 만남을 서툰 글솜씨로나마 적어봤다.
난 내가 죽는 날까지 이 몸하나 다바쳐 은미를 사랑할 것이다.
앗! 은미 학교갔다 올 시간이다. 밥 안쳐놔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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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시인의 주저리☆
이글은 실제 있었던 일입니다.
한편으론 부럽기도 하지요.
20살정도의 나이차를 극복하고 고아원에 자란 아이를 데려다가 키우며...
결혼까지 한 커플의 이야기...
사랑...어쩌면 정해진 틀이 없는건 아닐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