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게임실행 및 홈페이지 이용을 위해 로그인 해주세요.

시인의 마을 세오
눈오는 날이면.
551 2004.12.07. 07:44

"눈 왔네!"라는 어머니의 말씀에 단잠을 깨고,
부시시 눈을 뜬 아침.

창을 열고 바라본 들녘,그리고 산 언저리에 쌓인 눈을 보고 있노라면,
내가 언제 잠을 자다 일어났는지도 잊게 만든 눈이 있다.

그래, 그랬었지..
난 눈을 무척이나 좋아라 했어..

그 때 그눈, 내 고향 들녘에 내렸을 그 눈...
그 눈이 지금 내 작은방 창가에 소복히 쌓여있다...

눈오는 날이면,
학교에 가는둥 마는둥 수업 마치고 달려온 동네에는,

벌써 비료포대를 준비한 동무들과
산으로 향한다.

산길로 올라가다보면 미끄러져 주르륵 흘러내리듯
내려가는 동무를 보며 까르르 웃기도 하지만,

그런 동무를 보면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스레 난 그 길을 올라간다.
약은 친구들은 비료포대 사이에 볏짚을 넣어,

엉덩이를 아프지 않게 하지만
아무 생각 없던 우리는 아무것도 넣지 않은 비료포대를 엉덩이에 깔고,

비탈진 산길 사이로 타고 내려온다.
지금은 눈썰매가 생겼지?

허나 눈썰매장 아무리 신나고 재미 있어도
우리 고향 산비탈에서 타던

그 눈썰매만은 못할게다.
이렇게 눈 오는 날이면 그 고향 그 비료포대 썰매가 간절히 그립다...



언제나 그 자리에...... 느티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