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과 푸른 빛이 교차하는 조명
그 아래 네 명의 인간들
각자 자신들의 마음을 대변할
분신과 같은 악기들과 한 몸이 되어
숨가쁜 심장 뛰듯한 드럼, 그 울림과 동시에
그렇게 작은 전쟁의 서막을 올렸다.
여기는 배수진.
앞은 까만 머리칼의 바다
뒤는 붉은 휘장에 감싸인 절벽
오갈 데 없는, 그저 조금 높은 지대일 뿐인
서늘한 무대에 갇혀있지만,
우리는 누구보다도 자유롭다.
붉은 입술, 어떤 기교도 없이
가사만을 읊듯 노래하는 보컬리스트
검은옷에 스트랩 끈을 길게 잡고
은색 피크만 반짝여대는 기타리스트
악기와 두 손만이 움직일 뿐
미동도 않고 서있는 베이시스트
조명은 바닥에 나열된 악기만을 비추며
그 눈동자만은 스스로 빛나는 드러머
그들이 뛰어오르며, 음악이 달리면
까만 물결이 파도친다.
하늘에 닿진 못해도 여기가 천국이라고
눈물도 있고 슬픔도 있는 천국이라고
우리는 노래한다.
우리의 심장은
우리의 입술에
우리의 손가락에
우리의 두 다리에서 뛰고있다고
그렇게 살아있다고
우리는 승리한다고.
아득한 쾌감과 섬짓한 고음으로 몰아가고나면
긴 여운과 함께
전쟁은 끝이난다.
누군가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과
누군가의 마음에서 외치는 비명과
누군가의 삶의 한 마디에 기억됨이
보이지 않는 전리품.
조명이 사라짐과 동시에
전쟁의 알파와 오메가는 소멸한다.
우리가 이야기 하고자 했던
그토록 갈망하던 자유의 외침과 함께..
무대 위, 투쟁은
그렇게 한 순간의 태양, 태어났다 죽어버린 신화가 되었다.
Vi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