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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세오
[pt] 변신(下)
924 2005.05.13. 17:28




그들의 변신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변신은 평소의 무기력한 자신이 아닌 강력하고 정의감 넘치는 존재로의 탈바꿈이다.

다시 말하면 이상적인 자아를 찾기 위한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어떠한 계기로 힘에 눈뜬 히어로가

원래의 자아와 이상적인 자아 사이에서 갈등을 하면서

결국에는 모든 것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것.

그것을 위한 변신이며 변태인 것이다.


마치 꿈틀거리는 애벌레가 고치를 거쳐서 나비가 되듯이 말이다.

얼마 전까지 시인의 마을의 시인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아이디가 아닌

필명을 받아서 사용했다.

시인이 가지고 있는 필명은 그 시인 속에 가지고 있는 다른 모습인 셈이다.


필명(가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서

좀 더 주관적인 주장을 펼 수 있기 마련이고

어떤 이익이나 소속등을 벗어나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요즘 시인의 마을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은 필명을 벗어 버린지 오래다.

서로 같이 사냥하고 길드에 몸을 담고

누군가와 만남을 가지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굳이 자신의 권리까지 포기를 해야했을까?

자신의 필명을 잃은 그들이 어떠한 공리적, 교훈적인 이야기를 담는다 할지라도

그것은 한낱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도 있으며

자신이 어떠한 주장을 펴더라도 듣는 이는 객관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저 시인은 우리랑 전쟁중인 길드소속이니 믿을 수 없지’ 라는

그 사람에 대한 주관적인 생각이 개입 되는 것이다.



가면을 벗어버린 히어로는 더 이상의 초월적인 힘을 발휘할 수도

초법적인 행위도 할 수 없다.

기물파손과 폭력행위에 대하여 수많은 혐의를 가져온 히어로는

경찰과 악당 양쪽 모두에게 쫒기는 신세가 될 것은 뻔한 일이다.





반면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게시판은 시인의마을과는 대조적으로

온통 가면으로 무장한 괴한들 뿐이다.

욕설과 중상모략이 난무하고

온갖 부정적이고 시비조의 글들만이 자리잡고 있다.


몇 개월 전의 게시판을 생각해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동안 지나면 잠잠할 줄 알았던 이런 무리들이 계속 극성을 부리는 것은

그들이 어둠의 전설을 접한지 꽤 오래됐으며

게시판도 자주 이용을 했던 유저였다는 것은 모두 짐작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공개아이디 내지 임시 아이디로 접속을 하는 순간

그는 평소에 할 수 없는 욕설들을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는

또 다른 자아로 변신을 하는 것이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이들은 자신이 하는 행위,

특정인/불특정다수에게 욕설과 모욕을 주는 것이

게시판을 보는 이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데에 있다.


마치 가면을 쓰고 악당을 쳐부수는 히어로가 된 듯이 말이다.





무엇이 우리가 사랑하는 게시판을 이 모양으로 만들었을까?

왜 한때는 어둠의 전설을 ‘시편’게시판을 사랑했었을 이들이 이렇게 변했을까?


가면을 잃어버린 시인과 가면으로 무장하고 있는 게시판 파괴자들.

제멋대로 돌아가는 세상이라지만 사이버세계도 예외는 아닌가보다.



거꾸로 돌아가는 세상을 한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