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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세오
태양에게..
75 2001.07.04. 00:00

그사람한테서 많은 것을 바란 것은 아니었다. 단지.. 내가 주는 만큼이라도 좋으니.. 나를 믿어주었으면 좋았을텐데.. 누가 그랬는가.. 그 사람만이 정말 나를 이해할 수 있다고.. 이 주둥이만 살아있는 비겁하고 간사한 내가 그랬지. 그사람들이 나를 정말 이해해줄 것이고.. 내 최후의 방패가 될 것이라고.. 그에게서 풍기는 그 살기는 무엇인가.. 마치 내 위에 군림하려고 발버둥을 치는 모습이 매우 처량해보이누나.. 그따위 군림 역겨워서 그러는 것이 아니다.. 군림해도 좋고 날 짓이기고 가루를 내도 좋으니 내 행동거지에 힘을 실어달라고만 부탁했을 뿐인데.. 어릴 때부터다.. 내 삶이 특수해서 귀공자의 삶이라던지 한없이 착한 성인의 삶을 살아온 것은 아니다. 다만.. 그나마 그때 내게 부어주던 그 믿음.. 그 신뢰.. 그 사랑이 있었기에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밝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가 어두운 만큼.. 그의 빛을 거울삼아 비추는 나의 달빛 또한 어두울 수 밖에.. 이제 내 나이도 입신양명의 나이이거늘 어찌하여 내게 짙은 그늘만을 주며 나를 훈계하려 하는건가.. 아니 훈계라면 나이어린 아이로부터도 받아도 분하지 않겠지마는.. 어째서 그렇게 믿어주었건만 일만큼의 믿음도 주려 하지 않는가.. 그것이 당신의 일순간의 슬럼프에서 오는 것인가.. 아니면 나란 존재에 대한 회의감인가.. 아니면 내가 당신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당신을 바로 보지 못하는 것인가.. 당신이 빛을 띄우는 순간까지.. 아무 말 없이 그 빛을 그대로 반사시킬 것이다. 내가 태양이 되는 그 날까지.. 당신 앞에 있어 나는 언제까지나 달일 뿐일지니.. - Tewevi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