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게임실행 및 홈페이지 이용을 위해 로그인 해주세요.

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애루]여덟번째아바타-외전4(1)
212 2008.12.31. 15:37

외전4. 무도가(Monk)

콰아아아아아아........

십여 미터 높이로 깎아지듯 올라간 가파른 절벽 사이로 물이 새하얗게 부서져 흘러 내려간다.
화강암 계의 검은 돌의 표면엔 물이 묻어 번들거렸다. 병풍처럼 펼쳐진 검은 돌 벽에는
아슬아슬하게 침엽수 몇 그루가 자라고 있었다.

흔히 ‘폭포’라고 부르는 그것은 끊김없이, 한없이 흘러나와 귀가 먹먹하게 하는 물소리를 내었다.

폭포 주변은 침엽수가 활엽수가 빽빽이 우거져 있었다. 커다란 물소리는 빽빽한 나무들
사이를 지나가며 사라져버려, 그리 가깝지 않은 곳에서도 이 폭포를 찾기는 어려울 듯 했다.

폭포의 앞에는 그 물이 모이는 작은 웅덩이가 있었다. 그것은 넓이는 그리 넓지 않았지만
깊이는 사람의 키를 가뿐히 넘어서는 깊은 못이었다. 그 웅덩이로부터 다시 흘러나가는
개울물은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내었다.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경관을 유지하고 있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문득, 푸른 도복을 입은 한 청년이 나타났다.
큰 키에 떡 벌어진 어깨는 그가 온 몸을 근육으로 도배한 남자인 것 같은 기분을 주었지만,
실상 그는 온몸에 그리 근육이 붙어있지 않아 호리호리하고 미끈한 인상을 주었다.
그는 자신의 붉은 적갈색 머리칼을 한 번 뒤로 넘기고는 도복 색과 같은 푸른 끈으로
머리를 질끈 동여맸다. 사락거리는 소리를 내며 갈색이라기 보단 붉은 색에 가까운
적갈색의 앞 머리카락 몇 올이 그의 잘생긴 얼굴에 흘러내렸다.

그는 푸른색의 헐렁한 바지위에 민소매 조끼를 입고 있었다. 언뜻 보면 단조로울 것
같은 푸른 도복의 테두리에는 연두색으로 색이 들어가 있어, 산뜻한 기분을 주었다.

그는 눈을 감고는 양 손을 펼쳐 마치 둥근 공을 들듯 아랫배 위에 두었다.
그리고는 숨을 천천히 들이 쉬며 손을 위로 올렸다. 그는 가슴께까지 손을 올린다음
이번에는 빠르게 숨을 내뱉으며 주먹을 쥐어 자신의 아랫배 께에 두었다.

그것은 마치 무술인의 기수식과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한걸음 내딛으며 주먹을 내질렀다.

쉭!

그의 주먹은 깔끔한 선을 그으며 허공을 갈랐다. 한걸음 내딛으며 찌른
그의 정권은 왠만한 무술인이 보면 감탄사를 터트릴 정도로 완벽한 체중 분배와 움직임으로,
그의 온몸에 탄력을 이용, 주먹의 찌르기를 극대화 시킨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대로 몸을 회전시키며 팔꿈치로 보이지 않는
상대방의 명치를 가격했다. 이번에도 훌륭한 체중 분배와 힘 조절을 했음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리고 그는 다시 주먹을 내지르고는

“합!”

짧은 기합성과 함께 무릎을 올려서는 튕기듯 발을 차고 다리를 다시 접었다.

파악!!

그의 앞차기로 헤집어진 공간에서 공기가 찢어지듯 둔탁한 소리를 내었다.
무릎을 굽힌 채 올려 발을 차는 그것은 정말 눈에 보이지도 않는 경악스러운 빠르기였다.

그는 그것에서 멈추지 않고 다시 주먹을 두어 번 찌르고는 주먹 쥔 양 손을 어깨 높이까지 올렸다.
그리고 그 손을 왼쪽 허리께로 힘주어 당겼다. 그와 동시에 그의 발꿈치는 발의 앞을 축으로 하여
이제까지의 진행방향과 수직으로 회전했다. 그의 오른다리는 어느새 굽혀진 채 그 발이
왼쪽 무릎의 옆면에 닿아 있었다.

“하앗!”

그의 기합성과 함께 그의 상체가 뒤로 기울어지며 오른발 뒤꿈치가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허공을 갈랐다. 그와 동시에 그의 왼발은 어느새 진행 방향과 정 반대방향으로
돌아가 있었다.

파악!!

설명은 길었지만 이는 실로 내려치는 번개와 같이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었다.
그는 앞차기보다는 약간 느리지만 그보다 훨씬 강력한 옆차기를 찬 뒤에 몸을 숙여
발을 크게 한번 내딛은 뒤 양 주먹을 그의 턱 앞에 정렬시키고는 몸을 웅크렸다.

“선풍-각!”

다음 순간 그는 허공으로 몸을 솟구치며 그의 왼발을 옆으로 강하게 찼다.
그 발차기는 발을 다시 회수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발차기라 자세가 무너질 것 같았지만
그는 그 발에 몸을 맞겨 그대로 허공에서 한 바퀴 회전하고는 땅에 착지했다.

콰아악!!!

앞선 두 발차기와는 빠른 속도감은 없었지만 이는 주변 공기가 파르르 떨릴 정도로
강력한 발차기 였다. 그는 땅에 착지한 뒤에 옆으로 서서 양 주먹을 진행방향으로 내뻗고는
자신의 머리를 건너 원을 그리며 자신의 뒤까지 팔을 펼친 다음 양 주먹을 다시 앞으로
내지르며 동시에 앞으로 반보 전진했다!

“합!”

파악!!

그의 주먹에 커다란 돌기둥이 와 닿았다. 그 둘레가 성인 남성의 허리보다 두꺼운
그 돌기둥은 이 주변에서 보이는 유일한 인공물인 듯 했다. 그는 주먹을 그 돌기둥에
댄 그자세 그대로 가만히 서있었다.

콰아아아아아아.......

폭포가 흘러내리는 소리가 주변을 가득 메웠다.
그 외엔 조용한 듯 했다. 이제까지의 강력했던 발차기와는 달리 시시한 주먹에 불과했다.
그러나 청년은 주먹을 그대로 댄체 매서운 눈길로 돌기둥을 노려보고 있었다.

콰직!

돌기둥이 바깥쪽부터 커다란 금이 났다.

콰지지직!!

그 금은 삽시간에 돌기둥의 전체로 퍼졌고, 다음 순간...

콰앙!!!!

폭음을 내며 그대로 가루가 되어 흩날렸다.

-

외전을 깜빡잊고 있었군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애루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