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게임실행 및 홈페이지 이용을 위해 로그인 해주세요.

시인의 마을 세오
탓하지마.
1132 2005.09.12. 03:40



춥다고 긴옷을 서랍에서 꺼내 입었는데
급하게 입고 나오니 옷엔 나프탈렌 냄새가 가시지 않았더라구.

그 옷에서 스물스물 나는 냄새때문에 다른 사람은 몰라도 혼자
하루종일 거슬려했어. 그래서 마침 있던 달콤한 향수를 살짝 뿌렸던거야.

그랬더니 그 두가지 냄새가 뒤섞여서 냄새라고 하기도 향이라고 하기도
애매해진 무언가가 코를 자극하기 시작했지.

그래서 괜히 난 갑자기 추워진 날씨를 탓하기 시작했어.
늘 입었던 반팔이나 나시차림이였으면 나프탈렌냄새는 맡지 않아도 되었을걸. 하고.

근데, 그날은 갑자기 더워져서 그 긴팔 옷마저 걷어부치고 있어야 했단말야.
이것저것 신경쓰고 그 냄새에서 벗어나려고 했던 작은 노력은

결국 짜증만 불러온 하루를 만들어버렸지.


그래. 내가 늘 그렇지뭐.

후회를 하지 않는 사람은 없어.
다만 후회를 하게 된 원인을 자꾸 미루게 되면
해결책은 없다 이거지.


난 다행이도 수업이 빨리 끝나서 옷을 갈아입을 수 있었어.
반팔차림으로.


근데.. 그 날 저녁은 너무너무 추웠어
그래. 아무것도 탓하지말자.


journ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