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생필사! (筆生筆死 )
얼마나 고결하며 저주스런 단어인가.
글이란 사람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다.
그런데 그로 인해 살고 그로 인해 죽는다니!
주체가 되어야 할 인간이 글 하나에 농락당하며,
울고 웃고 온갖 감정표현을 경험한다니.
이는 얼마나 신묘한 것인가!?
글을 쓰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드는지는 ,
경험한 자만이 알 수 있을거라 감히 단언한다.
한 자 한 자 써내려가는 글은 그 자체가 글쓴이의 얼굴이며 ,
글쓴이의 인생이며, 경험이며 그 모든 것의 축적이다!
누가 감히 글을 업으로 삼는다고 감히 말할 수 있으랴?
요즘 같이 ,
솔직하고 순수한 감성을 지닌 존재들과 ,
퇴폐적이며 위선적인 감성을 지닌 존재들이 공존하는 세상에
" 나는 붓을 들었다. " " 나는 시인이다 ! " 라고 외치고 다니는 것은.
얼마나 방약무인한 일이란 말인가 ?
걷는 자 앞에 뛰는 자 있고 ,
뛰는 자 위에 나는 자 있는 법이다.
시인의마을 이란 좁은 공간에 안주하며 자신만의 세상을 꾸려가는 본인같은 시인보다 ,
글 재주가 있고 글을 잘쓴다 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이들이 모여있는 곳이
좁게는 "시인들께보내는편지" 요.
넓게는 대한민국을 비릇한 세상 전체 라고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 이러한 좁은 공간에 안주하며
" 나는 글쓰는것을 업으로 삼는 사람이오 " 라고 말하고 다니는 것은 참으로 실언이다.
아니 본인에겐 실소를 . 이 글을 보고 있는 이들에게는 냉소를 선사하리라.
필생필사!(筆生筆死)
어찌됐건 글을 쓰는 이라면 정말로 필생필사 라는 것이 무슨말인지 절실히 실감하리라.
본인의 글이 언제나 필생필사(筆省筆死) 가 된다는 것은 얼마나 우스운 일인지.
한편의 글을 올린다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수술직전의 환자처럼 , 중요한 시험을 앞둔 수험생처럼 , 중요한 시합을 앞둔 선수처럼 ,
그러한 긴장감과 떨림을 동반하는 것이 글이란 것이다.
막상 써놓고 보면 얼마나 유치한 것인지 ...
필생필사를 지향하는 많은 글쓴이들에게 참으로 유감스러울 따름이다.
* (筆生筆死) : 붓 [필]. 날 [생]. 붓 [필]. 죽을 [사].
* (筆省筆死) : 붓 [필]. 죽일 [생]. 붓 [필]. 죽을 [사].
不 協 和 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