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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세오
저녁이 되면.
72 2001.07.06. 00:00

저녁이 되면 하늘이 빠알갛게 물들어 불타는듯 보일때면 집집마다 나는 된장찌게 냄새와 밥 익는 냄새가 솔솔 나던 마을이 있었습니다. 엄마가 김치찌게를 저녁상에 올려 놓으셧을때 옆집에서 고기굽는 냄새가 나면 고기가 먹고 싶다고 투정을 부렸습니다. 엄마가 총각김치를 손으로 집어서 숟가락에 돌돌말아 올려놓고 드실때 나도 한번 따라해보겟다며 내 손가락보다 큰 김치쪼가리를 들다가 떨어뜨려 고추가루 범벅이된 손을 빨며 혼이 난적이 있었습니다. 티비가 있는 옆집 아줌마네 놀러갔다가 부부싸움이 나는 바람에 그 아줌마네 아저씨가 던진 접시파편에 맞아 무릎에 피를 줄줄 흘리고 울며 집에 돌아가자 엄마는 다음날 당장 티비를 사주셨습니다. 사실 옆집 아줌마는 너무 이쁘고 제게 늘 맛있는 과자를 주셨습니다. 그 아줌마와 아저씨는 늘 심하게 다투었지만 자식이 없는 그 아줌마가 내어주시는 맛있는 과자를 먹고 티비를 보기 위해서 난 매일 갔습니다. 그 아줌마는 정말 우리 엄마 보다 훨씬 상냥하고 예뻤지요... 그런데 얼마후에 내 무름에서 피가나고 우리집에 티비를 사던 그 후.. 옆집 아줌마는 이사를 가버렸답니다...... 저녁이 되면 여기저기서 아줌마 들이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밥먹으라고 찾는 소리가 들리는....밥짓는 구수한 냄새와 찌게 끓이는 얼큰한 향기가 나는 그런 마을에 나도 살았더랬습니다. 오늘도 저녁이 되었지만 밥짓는 냄새는 나지 않습니다. 그냥 바삐 돌아가는 차들의 경적 소리만 울립니다. 가끔 들리는 매미소리만이 여름이 온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