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치켜새우던 위상이 땅에 곤두박질 칠 때
더 이상 내 대가리 위에서 놀던 자들이 아니기에,
내 발끝에서 비비적 거리는 하찮은 벌레들과 같기에,
우리는 그들을 짓밟고 욕하며
우리들의 위신을 자랑하고
우리들의 위상을 높이 치켜새우곤 하지.
아무도 그들의 뒷 이야기를 모르기에,
일부분의 일화와 떠도는 근거없는 소문에 몸을 맡기고
너는 그랬노라,
그래서 나는 이러하겠노라며
잘근잘근 하나씩 즈려 밟기를 즐겨해.
하지만 우리들은 알아야한다.
눈으로 보이는 것만이
귓등으로 흘러나오는 입담들이 모두 진실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깨부시고 개혁을 즐겨하는 우리들은
혹여나 그리해서 새로 일구어낸 새로운 양식조차
얼마 안가 지루해하고 또 다른 개혁을 원하며
우리가 이루어낸 위치마저도 박살내버리지.
부수고 만들고 즈려밟고 다시 치켜새우고
차마 느끼지 못한 일상 속의 반복이
얼마만큼의 이득과 얼마만큼의 손실을 가져오는지조차 모르게
우리는 습관처럼 즐기고 있어. 웃고 있어.
입에 걸어둔 바늘과 함께.
손에 잡아든 몽둥이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