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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창세기 Ⅰ]
300 2009.02.20. 23:22







먼 옛날, 그것도 아주아주 먼 옛날, 지구상에 생명의 탄생이라는

엄청난 기적이 일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당시 지구라는 에덴 동산에는 세균들이 무한한 자기 복제(세포분열)을

통해 영생을 구가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아무 생각 없이 먹고 마시고 자신을 복제해내는 일에만

열중해 있던 세균들은 평소와는 달리 시무룩한 표정을 짓고 생각에 잠겨 있는

동료 하나 (효모균, 아마 아담이라는 이름을 가지지 않았을까?) 를 발견하게 된다.


"왜 그러나?"

"모르겠어. 그냥 사는 게 지겹고 시들해."


별소리 다 들어보겠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세균들은 곧 다시 자신의 일에 열중했다.

하지만 효모균의 상태가 점점 심각해지자 균들은 효모균이

미쳐버렸다고들 수군거렸고 그 소문은 조물주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왜 그러느냐?"

"매일매일이 똑같고 모든 게 뻔하니 이런 식으로 영원히 살면 뭐 하나 싶어 그럽니다."


곰곰히 생각에 잠겨 있던 조물주가 결심이 선 듯 입을 열었다.


"좋다, 그럼 너에게 짝을 만들어주마. 그런데 문제가 있다.

너는 이제 그 짝과 사랑이란 것을 나누게 될 텐데,

그러려면 네 유전자를 그대로 복제하는 지금의 방식과는 달리,

네 유전자와 네 짝의 유전자를 번갈아 복제하는 교차복제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 그 방식에는 염색체의 맨 끝부분이 복제가 되지 않는 심각한 결함이 있다.

따라서 일정 횟수에 달하면 더이상 세포분열을 할 수 없게 되어

점점 늙어가고 종국에는 죽음에 이르고 만다.

대신, 유전자를 나눠 가짐으로써 네 후예들은 한없이

다양해지고 점점 진화하게 될 것이다. 자, 어떻게 하겠느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효모균은 그야말로 역사적인 선택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