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케릭터가 공개가 되어본적이 있나요?
텅빈 인벤, 사라진 스킬과 마법들
남아있는건 욕으로 가득찬 편지함
그리고 단지 34의 체력.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나는 여느때처럼 호러캐슬에서 사냥중이었다.
하지만 조금씩 짜증이 나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것은 우리팀의 마법사가 계속 코마가 뜨기 때문이다.
몹이 한대 툭치면 힐을 줄 새도 없이 코마가 떴다.
코마가 자주뜨다보니
저주도 제대로 하지 못했고
계속 죽기만 하면서 나의 코마디움을 낭비를 시키는 거다.
모처럼 만나는 최악의 팀-_-;
거의 사냥에 도움이 되지 않는 마법사였지만
한번 팀을 구했으면 끝장을 보겠다는 신념하에 꿋꿋히 사냥을 하기 시작했다.
십여분사이에 스무번 정도 코마가 떴을까?
갑자기 그 마법사가 아는척을 한다.
"혹시 저 모르세요? 어디서 본 아이디 같은데?"
클릭을 해보니 세오 17년 겨울생..
내가 한창 어둠에 열을 올렸을 무렵 생성된 아이디.
듣고 보니 아이디가 꽤나 낯이 익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서 봤더라?
그러고보니 기억을 스치는 것이 있었다
군대를 가기전에 안양에 자주 놀러가곤 했는데
그 때 만났던 한 사람의 얼굴이 떠올랐다.
같이 어둠을 했던것도 아니었고 만난것도 고작 손에 꼽을 정도로
서로 통성명을 한 정도에 지나지 않는 관계였지만
동갑내기였었기에 금방 친해졌었고
서로 비슷한 시기에 군대를 가게되어 연락을 못하고 지냈던 것이다.
3년만에 재회를 축하하며 서로간의 안부를 묻고 있을 때였다.
또 다시 코마가 뜨는 그..
한번 물어봤다.
"대체 체력이 얼마길래 한방이냐?"
씩씩한 그의 대답
"어 나 34야"
............................
할말이 없었다.
34..
내용은 이랬다.
군대를 가기전 아는 사람에게 아이디를 맡기고 갔는데
그 사람이 일명 작쥐를 구했었고
작쥐가 또 아이템을 털은 후에 비번을 게시판에 올린 것이다.
죽을대로 죽어서 체력은 34가 되었고
남아있는 아이템도 없었지만
우연히 알게된 사람들의 도움으로 사냥터에 갈 장비를 채워서 이번에 첫 사냥을 하고 있더란다
그러면서 무장체력이 '1234' 니까 축체력이란다-_-;
나는 어둠에 다시 복귀하게 되어 어떻게서든
남의 도움없이 혼자서 서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어느정도의 발판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군대에 가기전에 이미 도적의 전직 체마는 맞춰 두었었고
아는사람들에게 흰색염색약을 (당시는 흰색이 최고 비싼 염색약이었다) 받아서
피4와 헬셋도 맞출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상황
오히려 갓 지존의 체력보다도 못한 34의 체력이 나에게 주어졌었다면 어땠을까?
그에 비하면 요즘엔 너무 나약한 이들이 많다.
해킹을 당했다. 더 이상 사람을 믿지 못하겠다.
죽어서 아이템을 날렸다.. 더 이상은 할 의욕이 안생긴다.
단 한번의 좌절에 넘어지는 사람들.. 이것은 비록 게임 내에서 뿐만은 아니다
당신의 처음 시작을 생각해 보라
아무것도 없었고 아무것도 몰랐던 시절을 생각해보라
잃은 것들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남겨져 있는것에 대한 감사를 잊지 말라.
난 가끔 그의 말이 생각난다.
'1234'니깐 축체잖아~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