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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세오
어머니 (1)
2325 2006.03.19. 11:42

철판을 쪼개는 요란한 굉음 소리가 끊임없이 진동하는 어느 중공업 한켠.


굽은 허리로 그라인더를 바삐 움직이는 한 사람을 발견하게 된다.


건장한 청년들의 우악스런 쇠망치질 틈에서 갸냘퍼 보이기까지 하다.


한참을 바닥에 누운듯 엎드려 작업하더니, 마침내 일손을 멈추고 잠깐의 휴식을 하였다.


무척 목이 탓던지 쓰고있던 마스크며 보호장구류들을,


아무렇게나 휘 던져버리고 정수기 곁으로 향한다.


검게 그을린 얼굴은 먼지를 범벅으로 뒤집어써서,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중년의 여성으로 분간 할수 없을 정도이다.


궁색한 살림에 제대로 된 로션 하나 사서 써보지 못한터라, 40대 중반 이라고 믿기 힘들


나이 든 모습이었고..


그러한 배경에는, 어린 자식놈 하나 남겨두고 세상을 등진 남편을 대신하여


지난 10여년간의 남모르는 역경이 존재했다.


어느덧 잔업까지 마친 늦은 저녁이 되고서 퇴근할 마음이 생긴 그녀는,


천근만근인 몸을 이끌고 달님과 가장 가까이 닿은 마을로 향했다.


옹색한 세간살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골목을 지나서,


가파른 계단을 오르고 또 올라선뒤 비로서 녹이 슨 파랑대문에 닿을 수 있었다.


오면서 봐온 풍경과 다를 바 없는 세간살이다.


이미 자정을 향하는 시각이라서 그럴까.. 불꺼진 아들의 방안은 인기척도 없다.


잠든 아들 깰까 조심스레 자신의 방문을 열어젖힌 순간,


난장판으로 변해버린 방안의 모습에 영영 굳어버린 목석이 되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