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담 가운데 청주교도소의 정문을 나서는 사내가 있다.
사내가 걷고 있는 인도 곁은, 일열로 배열된 만개한 벚꽃나무가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그런 풍경과 어울리지 않게 사내의 옷차림은 아직 한 겨울이다.
4년 6개월간의 시간이 명석에게는 10년이 흐른것처럼 갈피를 잡을수가 없었다.
버스정류장을 찾으며 신문가판대에서 신문부터 샀다.
복역기간중에 바뀐 정권에 대한 정치뉴스, 갈수록 켜져가는 청년실업문제, 스포츠기사 등등..
신문의 모든 내용들이 새롭고 다른세상 이야기 같았다.
그러다 사회면 구석에 조그맣게 올라온 기사 몇줄이 눈에 띄였다.
' OO 중공업 1개월째 파업중.. '
OO 중공업이라면 그의 어머니가 근무했던 회사명칭 이었다.
사건을 저지르고 한달을 지난 뒤, 피시방에서 형사들에게 잡혀 조사를 받던때에도 그랬다.
가족관계에 대해서 묻는 형사의 질문에 자신은 부모도 없고 형제도 없는 천에고아 라고.
아무리 철없이 날뛰는 망아지 라도 그 어미소의 사랑을 알기에..
자신이 저지른 일이 어머니에게 알려지면 아들 따라 징역 간다고 하실 당신 이기에.
재판 준비에 구치소로 면회왔던 목사님께도,
제발 어머니에게 만은 알리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었다.
주마등같은 일들이 떠오르자 가슴 한곳에 솟구치는 그리움의 폭풍을 느꼈다.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