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는 5년 넘게 사귀었다가 헤어졌는데도 살만한가봐.멀쩡해보여."
라고 묻는 동생들이 있었다.
나도 참 의외라고 생각했다.죽을 것같이 괴로울 것같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밥은 여전히 맛있고,즐거운 노래는 즐겁고..재밌는 영화는 재밌는 것이다.
어렸을 때처럼 술을 들이부으며 이별에 대해 장황하게 토로하지도 않고
그저 덤덤하게 일상을 보내는 내가 신기했다.
"어차피 남녀사이라는게 그렇지..뭐.옆에 있을 때나 님이지.헤어지면 남인거야."라며
스스로 납득을 하고 있었던게다.
그러던 어느 날 길을 가는데 옆을 지나가던 남자에게 스킨향이 살짝 났다.
그닥 좋지도 않은 싸구려 스킨향..
아..그렇구나.
늘 날 만나기 전 급하게 씻고 나오느라 목욕탕에 구비되어있는 스킨을 바르고 온 그.
적지않은 나이에도 당황스럽고 창피하게도 길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다신 대충 말린 그의 머리를 볼 수 없겠지.그 거칠은 손을 만져볼 순 없겠지.
나지막한 목소리를 다신 들을 수 없는거구나.
그래.난 이별을 했다고 납득하면서도 이별을 실감하고 있지 못하다가 비로소 느낀 것이였다.
추억은 잊혀지는게 아니라 옅어지는 것이라 누가 그랬던가.
5년간의 코드는 내장형인듯 하면서도 이런 순간엔 외장형이라는게 야속스러울 뿐이다.
오늘의 나의 날씨..갑작스런 추억기류 상승과 더불어 눈물지수 역시 상승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