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키, 앳된 얼굴은 초등학생 그것이었지만.. 앙증맞은 손은 겨울도 아닌데 부르트고
갈라져서 늙은 노동자의 손과 닮아있었다.
안쓰러운 마음에 수경이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 수경아. 따듯한 물로 씻고 연고 바르고 다녀야 났는다 .
귀찮더라도 오빠랑 꼭 약속하자. 알았지? . "
부끄러운듯 내 손을 뿌리쳐서 뒷쪽으로 얼른 감추는 수경이.
잠시 동안 말이 없다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 집에 따듯한 물없어요.. 그리고 수돗물도 끊어져서.. "
눈물이 왁칵 쏟아지는걸 애써 참으며, 내가 애들 앞에서 약한 모습 안보여야 겠다는 생각이
얼른 들었다.
이런 내 마음을 알아챘는지, 수경은 과장된 톤으로 애써 웃으며 말했다.
" 아저씨. 아니 오빠.
전 괜찮거든요. 전 학교가면 친구들도 있고 밥도 먹을수 있구요..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그런데.. "
잠시 뜸을 들이는 수경이는,
" 그런데 우리 동생은 아직 학교도 못갔구요.
친구도 없이 집에 혼자 있으니까 진짜 심심 할거구요..
혼자서 밥도 못차려 먹으니까 맨날 라면만 먹어요..
전에는 라면 끊이다가 손도.. 손도 데였어요.. "
끝내 울음을 터트리는 아이를 끌어 안고서 함께 울었다.
그리고, 갑자기 잊혀졌던 기억이 실타래를 풀어내듯 나를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