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은 아니지만, 참 명이 질긴 녀석이 내 방에 따로 살고 있습니다.
사실 그녀석은 애초에 깍지파동과 더불어 세 줄기 중 한 줄기만 바랗게 살아남았습니다.
그 와중에도 잎을 틔우고 초록 잎을 하늘거립니다.
이 녀석도 처음엔 여느 40마리와 다를 바 없었던 존재입니다.
Te는 참으로 게을러서, 난들에게 물을 줄때 그냥 욕실로 화분 네다섯개째 가져가서
샤워기로 미적지근한 물을 퍼붓는게 일과였습니다.
그러다가 어느순간 실수로 샤워기를 떨구며, 그 녀석의 새파랗게 갓 나는 줄기를 반토막을 냅니다.
아뿔싸.
피는 나지 않지만 끈적한 물이 나옵니다.
이녀석. 얼마나 아플라나.
처음으로 울지 않는 이들의 울음소리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곤 다시 그를 잊고 있을 무렵
어느순간 그녀석의 잘려진 부분에서 새순이 돋아 파란 잎을 틔워낸 것을 보았습니다.
파란 잎 사이로 다시 새순이 돋아 조그만 손가락들을 오므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Te는 잠시 시간을 잊고 그녀석을 제 방에 들여 같이 공부합니다.
이 녀석이 자랍니다. 시간을 두고 계속 자라는게 보였습니다.
이제는 내 앉은키에 육박할 정도로 풍성해진 잎사귀를 드리우고 먼 하늘을 바라보는 그 녀석
가끔 풀이 지쳐 침대로 엎어질 때 옆에서 Te를 지탱해주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미안하고. 사랑합니다.
- Tewevier Von Misti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