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소리도.. 티비소리도 ... 집안의 모든 소리를 삼켜버릴듯한 빗소리에 놀라 초 저녁의 쇼파에 기댄 나른한 단잠에서 깼다. 빨갛고 매콤하게 만든 떡볶이를 먹고는 습관처럼 식후땡을 위해 화장실 창문을 열었더니 빼꼼히 고갤 내밀새도 없이 기다렸던듯 사정없이 빗방울이 튀어들온다 하하..얼굴 여기저기 튀겨대는 빗방울이 기분 좋다..^^ 창문밖의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광란의 춤이라도 추듯 요동치는 가로수들은 무대위 무용수.. 그 모습을 빗줄기와 함께 비춰주는 거리의 가로등은 외로운 스포트라이트.. 바닥에 고인 빗물을 요란스레 튀겨대며 지나가는 어느 승용차는 엑스트라? 그 모습을 느긋하게 바라보며 말보루미듐 한가치 여유를 즐기는 나는, 삼류 극장의 관객. 으흐.. 그 사이 들려오는 저 무서운 우르르쾅쾅 천둥 번개소리는 싸구려 음향? 뛰쳐나가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이 무료함에서의 탈출구라도 되는듯, 쏟아지는 빗속에서 한바탕 몸부림치고 싶었다 그 순간, 내 머릿속을 스치는 짧은 생각. "저 쎄고 굵은 비 맞다간 내 머리 빵9 나겠지" .....-_-;;; 쏟아지는 빗속에서.. 너를 보았다. 내 그리움을 보았다. 사랑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