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군을 만난 지 일년이 된 1월 20일.동생의 약혼자 생일과 겹쳐 모처럼 자매들과 자매들의
남편및 애인들의 조촐한 저녁모임을 가졌습니다.
지진까지 일어났던 그 소란스러운 모임이 끝나갈 무렵..k군이 화장실 간 사이
"작년 이 날,k군이나 나나 그 모임에 나가지 않았거나 늦게 나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라고 결혼한 막내동생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제가 어리석은 질문을 한 양 막내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더군요.
"반드시 만나야 할 사람은 언젠가 꼭 만나.언제 어디느냐의 차이겠지."라고요.
어떻게 보면 정말 성의없어보이기도 한 그 대답은 의외로 절 기분 좋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새털같이 많은 날과 스쳐지나가는 인연중에서 꼭 언젠가 반드시 만나야할 인연이 내 옆자리에
있다라..1년전 내 앞자리에 앉았던 네가 이젠 내 옆자리에서 평생을 함께 하겠노라고
손을 맞잡아준다라..다른 사람을 만났다면 이런 기쁨을 알았을까.이런 사랑을 했을까..
새삼 왠지 모를 만감의 교차로 잠시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서로를 알아보고 서로의 옆자리에 오기까지 20대후반을 훌쩍 넘겨버렸지만 조금 늦었지만
정말 만날 인연이였던 k군..너와 난 이렇게 무사히 일년을 보냈구나 싶어서요.
스스로 확인을 하고 싶었던 걸 누군가 도장을 찍어준 것처럼 느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이렇게 사랑하고 있어요."
흐흐..소주 한잔을 핑계삼기엔 얼굴이 너무 솔직하게 붉어지더군요.
화장실을 다녀온 k군은 얼굴이 붉어진 제가 다시 독감이라도 걸렸나싶은지 걱정스레
이마를 짚어봅니다.
뭔가 쑥스러운 마음에 "아..눈치 없어.센스고쟁이..눈은 쳐져서 너구리같은게.."라고
괜시리 벌컥 심통을 부리니 의아해하는 k군.
이런 이런.. 멍청하지만 귀여운(?) 모습이라니.괴롭혀주고 싶다..ㆀ(변태 인정합니다.)
와락 안아주고 싶었지만 차마 동생들 앞에서 늙어 주책이란 소릴 들을까 자제를 했다는 후문입니다.
사랑하는 지금..2007년.
이 마음 그대로 가져가길 바라면 욕심이겠지만서도
한치 앞날 기약하기 힘든 이 세상에서 이 정도 마음도 못 지킬 양이라면 뭘 할 수 있겠냐라고
스스로도 주체못할 사랑으로 범벅되어 주위 사람들에게 다소 시기어린 닭살을 선사해줄 2008년을
감히 기약해봅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내 옆자리에서 웃고 있는 k군에게로요.
ps.간만의 글에서 아주 그냥 막 분홍꽃이 날리지요?! 우후후후 -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