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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셔스
J의 주말 - 8. 같이 가
374 2007.02.21. 21:29

배부르게 점심을 먹고 내가사는 집으로 왔다.

엄마는 잠쉬도 쉴 줄 모르고 방을 청소하기 바빴다.

밥솥에 쌓인 먼지를 보고, 그대로 남은 쌀을 보고

잔소리 하시기에 바빴지만 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러버렸다.

엄마의 잔소리는 이제 더 이상 두려워 할 무엇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민아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뭔가를 자꾸 두드리고 있었고

텔레비젼 소리와 엄마의 잔소리만이 우리 사이의 침묵을 달래고 있었다.

가족이란 아무 말 없어도 편안한 사이라지만

그런 의미에선 민아와 내가 진정한 가족일까... 의심했던 적도 여러번....



어느덧 시간은 훌쩍 5시를 향해가고 있었다.

민아의 휴대폰이 울렸다. 정민이였다.


나와 1살터울인 정민은

욕심많고 고집불통인 나로 인해 많은 걸 포기해야만 했다.

장녀인 나보다 더 많이 부모님 사정을 헤아릴 줄 알았던 속깊은 아이였다.

내가 대학을 가겠다고 때를 쓰자

조금만 더 늦춰서 정민이부터 시키고 너 공부하라며 반대하셨던 부모님을 설득시킨 것도 정민이었다.

정민은 상업계 고등학교로 진학을 했고

학교를 졸업한 후 2년정도 돈을 벌다가 군대에 다녀와서 전문대에 입학을 했다.

졸업 후, 대기업 기술직 사원이 된 정민은 작년 3월에 결혼을 하였고,

5개월 뒤면 아빠가 되어 어엿한 한 가족을 꾸리게 된다.

내가 취직을 하는 그 해에 정민은 나와 꽤 가까운 곳에 있는 대학에 입학을 했었지만

만나도 딱히 할 말이 없기 때문에 우린 그다지 자주 만나는 편이 아니었다.

어쩌다 서로의 생일즈음에 한번씩 식사나 같이 할까...


" 응. 오빠, 지금 언니집이야.. 응.. 아니... 응.. 알았어. 있다 봐 "

민아는 나와 벽을 쌓은 뒤로 정민을 더 따랐고,

정민인 몇 번이나 우리 사이의 화해(?)를 시도했지만 매번 실패로 돌아가곤 했었다.


" 엄마... 오빠 집으로 오래."

" 하모~ 가야제."


정민의 집에 도착했을 무렵 어느덧 해는 지고 현관에 들어서기도전에 맛있는 냄새가 났다.

요리솜씨가 좋은 정민의 부인이 또 한껏 기량을 발휘했으리라...


사람을 처음 만남에 있어 아무런 생각도 가지지 말자.

두고두고 알고 지내면서 판단하자. 는 게 지금껏 내 사회생활의 원칙이라면 원칙이지만,

정민이 결혼을 하겠다며 우선 가까이에 사는 나부터 신부감을 보여주겠다고 했을 때,

요즘 여자들은 나를 포함해서 죄다 속물들 뿐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만나서였을까..

웃는 매무새에서도 알아차릴 수 있을만큼 시원스럽고 활달한 성격이었던 올케는

식사 중에도 이것저것 이야기의 소재를 바꿔가며 물어보고 이야기 하기를 좋아했고

순수한 어린아이가 떠올랐을 정도로

그녀는 어두운 그늘 하나 없이 밝게만 자라온 것 같은 인상을 받았지만,

나는 그 모습 마저 가식이라고 느껴졌었다.


그 뒤로, 정민의 결혼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지난 설

엄마에게 정민의 신부감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집안사정이 그다지 넉넉치 않은 집의 막내로 태어나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든 올케는

막내답지 않게 속이 깊고, 열심히 살려고 애쓰는 기특한 아이라고 엄마는 말을 했다.


난 그간 다른 이의 말은 절대 믿을 것이 되지 못하고

적어도 사람에 관해서는 내가 직접 경험한 것이 최고라고 믿으면서 살아왔다고 여겼는데

그것이 바로된 사고라고 나름대로 자부심도 가지고 살아왔는데

엄마의 말을 듣고 올케를 다시 생각하게된 내 모습은 나 스스로에게도 조금 탐탁치 않을 정도였다.

나도 영락없는 인간이구나.. 라고 여길정도로

가장 싫어하는 인간의 한 단면을 내가 나에게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 그건 나의 모습이었기에 싫어하는 인간상이 된 것일지도 모른다.

스스로에게 부끄러움.

그 부끄러움이 싫었던 것인가...



올케는 반갑게 우리를 맞았고 엄마는 그녀의 요리솜씨를 또 마음껏 칭찬하셨다.

몸도 불편할텐데 언제 이런 걸 다 만들었냐며... 입이 마르고 닳도록 맛있다만 연발하셨다.

하루에 한끼도 제대로 된 밥을 먹지못하는 나는

아까의 점심식사가 부담이 되었던지 많이 먹지 못했고

그런 나를 보며 올케는 음식이 입에 맞지 않냐며 계속 신경을 써주었고

나는 이제 그녀의 그런 모습들이 원래 성격이 저렇구나.. 라고 여기게 되었다.

엄마에게 그 말을 들은 이 후부터 말이다.


저녁을 먹고 담소를 나누다보니 10시.

오랫만에 보는 얼굴이다보니 이야기 꽃들이 한창 피었다.

다들 그렇게 담소를 나누는 와중에도 난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올케가 깍아주는 과일만 먹고 있었다.

나만 동떨어진 세상에 살고 있었다.

언제나 그러했다.

이제와 내가 그들의 품 속으로 들어가도 달라지는 것은 없기때문이었다.

귀찮은 간섭만 심해질 뿐..

그런거라면 차라리 혼자서 편히 지내는게 더 나았고 그래서 지난 십여년을 그렇게 지내온 것이다.



엄마와 민아는 정민의 집에서 잘 것이고...

나는 얼른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11시가 다 되어 자고 가라는 올케의 만류를 뿌리치고 집에 가봐야 한다고 옷을 챙겨입자

민아가 나를 불렀다.

" 언니 "

" 어? "

" 같이 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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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놀토가 끼여있는 주말..

그 짧은 이틀간 J라는 여성에게 일어난 조금은 특별할지도 모르는 이야기로 꾸며볼려했으나

어느 덧 3월이 임박했네요.

여유가 없어서 후딱후딱 스토리를 진행시킬테니

원래부터 빈약한 내용이 더 빈약해지더라도 이해바랍니다ㅎㅎ

친히 담다디란 아뒤로 편지주신 분들에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