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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 [실화] 미확인 생물체
341 2009.09.26. 23:38

제가 10여 년 전에 겪은 일입니다.
그다지 무서운 일은 아니지만 기이한 것을 봐서 올려봅니다.

제가 중학교 때 해운대 근처에 살았습니다.
저희 집 근처에는 장산이라는 산이 있는데,
아버지께서 등산을 좋아하셔서 몇 번 정도 가본적이 있습니다.
산을 싫어하진 않아서 계속 따라 갔었는데,
그 일을 겪고 나서는 산행을 꺼리게 되었습니다.

초여름이었을 겁니다.
일요일 새벽, 아버지와 함께 산에 올랐습니다.
마고당을 지날때쯤 뒤에서 하얀 옷을 입은 사람이 빠른 속도를 달려와서 저를 밀치고 지나갔습니다.
다행히 넘어지진 않았지만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다른 곳을 보고 계셔서 못 보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계속 산을 오르는데,
뭔가 시선이 느껴져서 뒤를 돌아봤습니다.
저 멀리서 하얀 털옷을 입은 사람이 바위 뒤에서 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이진 않았지만, 한 여름에 털옷을 입고 있어서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바위에서 나와 다가오는데,
불현 듯 아까 절 밀치고 간 사람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싹했습니다.
가는 길이 외길이라 돌아올 수 없었을 텐데…….
순간 그 사람이 네 발로 달립니다.
그리고는 저를 덮치는 듯 엄청난 속도로 달려옵니다.

으아아악!
두 눈을 찔끔 감으며 비명을 질렀습니다.
살짝 눈을 뜨니 그 사람은 없었습니다.
앞 서 가시던 아버지께서 무슨 일이냐며 걱정스럽게 쳐다보셨는데,
아무래도 아버지께서는 못 보신 것 같습니다.

사림인지 짐승인지 모르겠습니다.
털옷이라고 생각했는데, 달려올 때 보니 아예 털 같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얼굴이 이상하게도 희미하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치 이목구비가 없는 것 처럼.

주변 친구들에게 이야기해봤지만, 아직까지도 저 이외에는 장산에서

그걸 본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














[출처] http://thering.co.kr/18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