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멍하니 있는 시간이 꽤 많아졌다.
멍해졌다기 보다는 얼이 빠져있다고 해야할 것이다.
통근버스에서 책읽는데 열중하다가 한참을 지나쳐버리질 않나
그러다가 우산을 버스에 두고내린다거나.
물건을 확실히 챙기는 것만이 나의 유일한 자랑이었는데 말야..
그것도 일주일사이에 두번씩이나, 그것도 같은 패턴으로 저지르고 나니
자괴감이 들 정도다.
그러던 중 며칠전에는 이 때문에 크게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유리병에 오른쪽 검지손가락을 2cm 정도 베인 것이다.
2cm라면 기껏해야 손가락 한 마디정도로
다리나 팔뚝에 이정도 상처를 입었다면 그냥 웃고 넘겼을 터안데..
거죽이 얇은 손가락을 베인지라
손가락에서 피가 솟구쳐 나오는 상태가 예사롭지 않았다.
곧바로 손가락을 심장위로 치켜들고 압박해서 지혈을 시도했지만
피는 좀처럼 멎질않았고
그 와중에 나는 상처가 보기보다 큰 것에 대해서는 생각않고
치료비가 많이 나갈 것을 걱정하고 있었다.
병원에 찾아갔더니 거죽만이 아니라 인대도 끊어진 상태라
치료에 시일이 좀 걸린다고 한다..
꽤나 오랫동안 상처를 봉합을 하고
거창하게 깊스까지 하게 되어 지금 내 오른손은 엉망진창이다.
그래서 지금 완손 하나만으로 워드를 치고있다.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라는 글을 올린지 일주일도 안됐는데
내가 행복했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깨닫고 있다.
잃고나서여 행복했다는 사실을 깨닫는 인간이란 존재는 어찌도 간사한 것일까.
양치질도 세수도 식사도 옷을 입는것도 물론이요 볼펜을 쥐는것도 워드치는것도 책을 읽는 것마저
한손으로는 너무나도 불편하고 고통이 따른다는 것이
절대로 익숙해 질것같지 않다.(하기야 오늘이 3일째이다.)
이제 완연한 여름이다.
곧 휴가철이다 방학이다로 이리저리 계획들을 짜둔 분들도 있을테지만
매사 자신의 정신을 확실히 붙들 것을 당부하는 바이다.
부/주/의는 금전적, 육체적, 정신적 피해로 이어지는 법이니
부디 나라는 전철을 밟지 않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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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손으로 워드치기도 더럽게 힘든데
금지어 항목이 나를 한번 더 울린다.
[부/주/의]<- 이 한마디를 찾기위해서 문장을 하나씩 지우는 방식으로 겨우 찾아냈다.
시인의 마을이라도 금지어는 좀 해제해줬으면 좋겠는데 말야.
그리고 대체 왜 [부/주]가 금지어인거냐 .. 음냠냠
[관리인]은 금지어 안시키는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