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분의 요청으로 내가 가지고 있는 추억의 아이템들을 소개해 볼까 한다.
벌써 7년의 세월이 흘렀다. 어이구야.
때는 2000년 가을
당시 어둠의 전설은 일대의 변환기를 맞아있었다.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승급/ 전직의 구현이었다.
아직 전직에 대해서 개념이 제대로 잡히지 않은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직업으로 무작정 전직을 하곤 했다.
요즘엔 구경조차 할 수 없는 직-전, 법-전 이나 전-법 같이
직업상 특성이 미묘한 직업들도 대거 탄생되었지만
그때나 지금이다 대세는 격수에서 격수로
그리고 비격수에서 비격수인 도전/전도/직법/법직 이 네가지 직업이
가장 빛을 많이 본것은 말할 것도 없다.
순수전직을 하는 것은 아무런 메리트가 없었다.
순수직업을 하는 이들은 '순수'의 자부심 이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다녔지만
2개직업의 스킬과 마법을 보유한 전직자들에게 밀릴 수 밖에 없는법.
뭐 이 이야기는 그로부터 한참 뒷일에 일어나니 다음기회에 소개하고자 하고
아무튼 전직이 구현이 된지 얼마 돼지 않았던 때이다.
넥슨에서 한차례 이벤트를 기획했다.
상품으로는 새로운 이벤트 아이템을 준다는 것이다.
[머쉬룸캡]
당시 이벤트 모자라고 하면 남녀로 한개씩 있었을 뿐이다.
캣우먼, 배트맨 달랑 2개
그런 상황에서 새로운 이벤트 모자의 등장은 사람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
이벤트 공지가 올라온지 몇분여만에 퀘스트 부여장소인 호엔마을에는
수없이 폭주하는 유저들로 입추의 여지도 없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내게 그런 이벤트는 아무런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난 당시 승급을 하기 위해서 열심히 사냥중이었던 것이다.
내가 가지고 있던 99레벨 아이디는 승급을 코앞에 둔 성직자와
승급이 불가능한 힘도가지존, 승급을 예정으로 한 도적지존. 전직용으로 만든 도적지존이었다.
그중 나는 도-전을 키우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전직용 도적을 사냥하고 있었다.
그러던중 내 친구가 옆에서 이벤을 돌기 시작했다.
이벤트는 꽤 단순했다.
1. 호엔에서 편지배달이벤트를 맡을것
2. 카스마늄 1광산 14층의 npc에게 편지를 전달할 것.
3. 카스마늄 2광산 14층의 npc에게 편지를 전달할 것.
4. 카스마늄 3광산 14층의 npc에게 편지를 전달할 것.
5. 죽음의마을 15층의 npc에게 편지를 전달할 것.
6. 호엔마을에 와서 이벤트를 끝낼것
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았다.
일단 승급과 전직이 구현된 직후라 체력이 높은 지존이 없었다.
승급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체력이 10000 전후의 . 갓지존들 이었던 것이다.
광산의 드라코의 프라보+소루마+브레스의 3연타면 코마가 뜨는 상황.
게다가 각 층의 출구는 아수라장이었다.
쉴새없이 터지는 연막탄. 드라코의 브레스에 줄줄히 코마, 후둑한 시체
흡사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상황에서 내 친구는 꽤나 오랜 시간을 거쳐 이벤트에 성공할 수 있었다.
상품 보상품 '머쉬룸캡'
오랜 시간의 댓가를 드디어 손에 얻는 순간
엇!
친구의 입에서 나지막한 경악의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이어져 나오는 경탄의 소리
어?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