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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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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 2010.04.22. 19:38





두 환자가 있었다.

두 사람은 한 병실을 쓰고 있었는데 둘 다 거동이 불편했고,

투병 생활은 가망도 없는 삭막한 나날이었다.

답답한 병실 생활과 차츰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가

견디기 어려웠다.


두 환자 중 한 환자는 창문이 있는 자리에 있었다.

그 환자는 항상 창 바깥을 바라보고, 바깥 이야기를 다른

환자에게 말해주었다.

창바깥의 아름다운 경치를 묘사해 주었고 여러가지

거리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이야기 해주었다.

항상 병실에 누워 있을 뿐인 이들에게 이것은 하루하루

소중한 것이었다.

어느 새 환자들은 이것 만이 투병생활의 낙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데, 문득 반대편에 있던 환자는 자신이 직접 두 눈으로

경치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그 경치를 자기도 생생히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어차피 죽을 인생이라고 생각하니,

마지막 단 한 가지 욕망에 대한 집착은 점점 더 커져갔다.

결국 겉잡을 수 없는 욕심과 광기에 휩싸여 그는 거의

이성을 잃고 말았고, 꼭 창밖 경치를 보고 싶다는 욕심에

일을 저지르기로 마음먹었다. 그 환자는 창가의 환자가

먹어야 하는 약을 몰래 숨겼고 결국 창가의 환자는

죽고 말았다.


마침내 죽은 환자가 실려나가자, 반대편에 있던 환자는

창가 쪽으로 옮겨 달라고 했다. 드디어 자신이 창가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그는 떨리는 마음으로 항상 다른

사람의 묘사를 통해서만 보던, 경치를 보고자 창문 커튼을

열어보았다.


그런데 커튼을 열어보니 창문 바로 앞은 벽돌로

막혀있을 뿐, 아무것도 없었다.